경제·금융

경기부양 정책의 문제와 보완 과제

09/20(일) 15:43-현대경제연구원 원장 金重雄 금년들어 부도업체가 매달 2,000여개 이상 발생하고 있고, 실업자수도 불완전취업자를 포함하면 이미 20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는 단기간내에 이렇게 많은 수의 부도업체와 실업자를 경험한 적이 없다. 소비도 소득 감소폭보다 훨씬 크게 줄고 있으며 설비투자도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어 경제주체들의 경제 불안감이 이미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 것 같다. 이러한 심리적 공황감은 부동산과 주식가격의 폭락과 같은 자산가치의 급락으로 이어져 디플레이션의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다. 실로 지금의 내수경기 침체는 조금만 더 심화되면 우리의 산업기반이 붕괴되고 성장잠재력과 경제회복력마저 잠식되어 경제 성장이 장기적으로 정체되는 축소균형으로 치닫게 되는 위험수위에 다다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지금의 경기 불황을 진단하고 대책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의견을 달리하는 두가지 논쟁이 있다. 하나는 구조조정과 경기부양 중 어느 것을 먼저 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기부양의 내용과 수단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다.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견해는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경기부양책을 쓰면 인플레가 되고 그로 인해 부실한 한계기업마저 퇴출되지 않게 되는 등 구조조정효과가 반감된다고 주장한다. 또한 경기 침체가 심화되어 기업도산이 가속화하고 은행 부실이 늘어나게 되면 오히려 구조조정 자체가 지체되는 역효과가 생긴다. 그런 뜻에서 경기진작책은 구조조정을 돕는 보완적 기능을 한다. 최근 정부가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을 동시에 추진하려는 입장으로 바꾼 것은 옳은 방향이다. 다른 한편 경기부양 내용의 논쟁과 관련하여 경기부양은 내수 진작이 아니라 수출 증대에만 정책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견해가 있다. 그 논거로서 우리가 겪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 경제위기는 과소비와 과잉투자에서 기인하 는 것이므로 지금의 내수 위축은 거품 제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과소소비의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과잉투자도 중화학공업 일부에 국한되어 있다. 또 현재의 수출부진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요인, 특히 세계시장의 수요 부족에 기인하는 만큼, 수출촉진과 함께 내수진작을 강화하는 정책이 요청된다. 현재 상황에서는 케인즈식 처방대로 정부가 나서서 적자재정과 통화정책의 정책혼합(Policy Mix)에 의한 과감한 유효수요 진작책이 필요하다. 감세보다는 소비유발 효과가 큰 재정지출 확대에 정책 초점을 맞추되, 생산과 고용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확대하는 쪽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가능하면 정보화 인프라 부문에 SOC 투자를 집중시키도록 하여 향후 경제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고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촉진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재정지출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하는 국공채는 될 수 있는대로 한국은행에 인수시켜 금융시장에서 민간부문의 자금난을 심화시키는 구축효과(Crowding-Out)를 극소화해야 한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궁극적인 대책은 결국 수출 증대에 있으므로 수출보험공사의 보증재원을 확충하고 환가료 및 외환매매 수수료를 인하해야 하며, 종합상사를 대기업 여신규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다각도의 정책지원이 과감히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경기부양책이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금융기관의 자금중개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초미의 정책과제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의 조기 충족을 위해 정부가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지만 추가 조치들이 보완되어야 한다. 신용보증기금을 대폭 확충하여 중소기업의 신용경색을 완화시켜 준다거나 환매채(RP) 입찰금리도 낮추어야 한다. 특히 정책당국이 이 시점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은 우리의 국가신인도가 아직 투자부적격 등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의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정책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수 및 수출 진작과 더불어 지난번 기아 유찰 사태와 같이 국제신뢰도를 저하시키는 행태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일관된 플랜 하에 구조조정을 투명하게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스/크/오/브/조/로' 24일 무/료/시/사/회 텔콤 ☎700-9001(77번코너)>>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