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자본 해외이탈 우려

韓-美단기금리 역전현상 갈수록 심화…3년만기 국채 0.11%p까지 벌어져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단기금리 역전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해외로 자본이 빠져나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아직까지 양국 금리의 역전 폭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며 환율하락을 감안할 경우 오히려 해외투자를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일 미국의 3년 만기 국채금리가 연 3.77%를 기록, 같은 날 국내 3년 만기 국채금리(연 3.68%)보다 0.11%포인트 높아졌다. 5월 초만 해도 3년 만기 국채금리는 한국(3,78%)이 미국(3.71%)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16일 양국간 금리차가 역전되며 갈수록 폭이 커지고 있다. 5년 만기 국채금리도 양국 금리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우리나라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보다 높아지면서 한미간 장기금리가 일시적으로 역전된 적은 있지만 한미간 단기금리가 역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아직 역전되지는 않았지만 17일 미국 4.12%, 한국 4.35%에서 20일에는 미국 4.13%, 한국 4.35%로 금리차가 좁혀지는 추세다. 한미간 금리 역전이 현실화되자 시장 관계자들은 국내 자본의 해외유출에 대한 우려감을 표시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금리 역전이 장기화될 경우 장기채권 투자에 치중하는 연기금과 보험사 등은 우리 국채보다 미국의 재무부 채권을 선호하게 되고 다른 국내외 자본들도 수익이 많이 나는 쪽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와 한은은 자본의 해외이탈 정도가 과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적정수준의 유출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자본이동이 금리차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게 아니라 환율ㆍ경기 등 다양한 변수와 맞물려 있어 양국간 금리차는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미간 금리 역전이 장기화될 경우 자본수지 악화와 성장률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상무는 “자본의 해외유출은 국내 투자 위축→고용감소→성장률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현 상황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관건은 미국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금리인상에 나서느냐에 달려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으로 현지 소비와 투자가 낮아져 우리나라의 수출이 위축되고 직간접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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