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중공업 창원공장(도전과 창조의 현장)

◎세계5대 중공업체 꿈 영근다/2001년까지 매출 5배늘리고 원가 50%줄이기/「5·5·5」운동 추진경남 창원시 귀곡동에 자리한 한국중공업 창원공장. 이 곳에 들어서면 「5·5·5」라는 숫자가 눈을 잡아끈다. 다른 공장처럼 안전이나 생산성향상을 강조하는 구호가 아니어서 이 공장을 처음 찾는 이들에게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5·5·5」를 아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8천여 한중직원 어느 누구에게 물어봐도 금새 대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5·5·5」란 「5년내에 매출을 5배 늘리고 원가를 50% 줄여 오는 2001년에는 세계 5대중공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비전이다. 이 운동은 다른 회사들이 벌이는 의식개혁 운동과는 좀 색다르다. 경영층이 주도하는 혁신활동이 아니라 8천여 종업원들이 자발적으로 추진하는 하의상달형의 운동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작업현장은 물론 사무실에서도 경쟁력강화를 위한 각종 아이디어가 쏟아지고 있다. 1원이라도 아끼려는 원가절감노력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물 한방울, 전등 하나, 종이 한 장도 아낀다는 운동에서부터 종이걸레의 크기 작게 만들기, 분실된 치공구와 잉여품을 찾아내 재활용하는 「보물찾기 운동」등 색다른 실천운동도 이채롭다. 줄일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줄여 일류기업을 만들자는 직원들의 의지는 그만큼 결연하다. 한중은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에만 총 1천5백억원의 원가를 절감하는 대성과를 거뒀다. 생산현장 반장모임 등 임직원들이 자발적을 결성한 각종 모임에서도 생산성향상을 위한 혁신방안은 쏟아지고 있다. 폐자재를 이용해 설비주변장치를 개선하는가 하면 원자재 포장방법을 새롭게하는 등 작업의 효율을 높이고 신바람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내 적극 실천하고 있다. 직장에서만 그치지 않는다. 가정으로 까지 확산돼 있다. 분임조별로 돌아가며 직원들의 집에서 월례회의를 열어 가정의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가족간의 유대를 통해 신바람나는 직장을 만들고 있다. 한중직원들은 모두가 경쟁력향상을 위한 특공대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제관공장에 근무하는 박봉상 반장은 『지난 80년대 극심한 경영난을 겪을 시기에는 한중에 근무한다는 것 자체가 부끄러웠다』고 회고하고 『사실 이 운동이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은 그 때의 경험을 되살려 언제 또다시 불어닥칠지 모를 이같은 위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정이나 회사 모두가 하나가 되어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앞장서는 것이 급선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중 임직원들은 지금 이 운동에 푹 빠져 있다. 공식적인 행사는 물론 사석에서도 555를 큰소리로 합창하며 건배한다. 단순한 요식절차가 아니다. 말그대로 환골탈태하겠다는 의지와 회사의 중장기비전을 꼭 달성하고 말겠다는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회사가 없으면 나도 없다」는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한 밑으로부터의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한중의 「5·5·5운동」에서 세계초일류 중공업체를 목표로 한다는 한중의 구호가 결코 꿈이 아님을 엿볼 수 있다.<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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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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