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론스타, 외환은행 매각 '호흡조절'

올 1분기로 예정됐던 일정 전면 궤도수정<br>우리금융과 합병 가능성에 시기 늦추기로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가 당초 계획과는 달리 외환은행 매각 시기를 늦추며 '호흡조절'에 나섰다.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를 은행 간 합병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자연스레 외환은행 매각까지 함께 검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적으로 투자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곳이 적어진 상황에서 굳이 무리해 외환은행을 매각할 필요성이 사라졌다는 점도 론스타가 느긋하게 '주판알'을 튕기게 하는 요인이다. 11일 금융계에 따르면 론스타는 올 1·4분기로 예정했던 매각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국내외 시장 상황과 맞춰 매각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에서 정반대로 선회한 셈이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미국의 한 사모투자펀드(PEF)의 관계자는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며 "1·4분기에 해외자금 유치 계획을 중장기 방안으로 변경하고 한국 정부의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 등을 지켜보면서 매각 속도를 맞춰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바이 쇼크 이후 이머징마켓에 충격이 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국 시장은 오히려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다"며 "지난 회계연도 외환은행의 순익 규모도 국민은행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론스타가) 한국 내 투자를 서둘러 회수할 필요성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외환은행이 합병으로 가닥을 잡는다면 론스타는 외환은행에 재투자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며 "현재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은행 인수합병(M&A)이 진행되는 곳이 한국 정도밖에 없어 상당한 투자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을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론스타가 앞으로 '시장 철수'보다는 '투자 강화'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투자은행(IB)의 한 고위관계자는 "우리금융과 외환은행의 합병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PEF의 특성상 손실을 보면서 매각하기보다는 투자성과를 조금이라도 더 올리겠다는 전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환은행을 포함한 은행 간 합병과 매각에 대해 한국 정부의 명확한 메시지가 시장에 전달됐고 헐값 매각 재판에서 론스타가 2심까지 승소한 상황에서 서둘러 외환은행을 매각할 이유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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