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글로벌 경기둔화에 출구전략 속도조절… "인상기조는 불변"

한은 총재 “미국 경기 ‘둔화’ 아니라 ‘회복지연’”<br>회복중인 한국경제는 물가 안정 중요 강조<br>연내 1~2회 추가 인상될 듯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오전 한은 본점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출구전략을 한 템포 늦췄다. 그러나 큰 틀에서 긴축기조가 유지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미국과 중국 등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이미 예견했던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둔화 폭이 예상보다는 다소 확대되는 것으로 보여 한은은 두 달 연속 금리를 인상하기 보다 일단 추이를 지켜보는 쪽을 택했다.

그러나 한은은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올해 약 6%대에 이르는 한국경제의 성장이 훼손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공공요금 인상과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하반기에 물가 상승압력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10~11월에는 추가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금리인상, 속도의 문제일 뿐= 한국은행은 추가 금리 인상은 속도의 문제이지 선택의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 즉 주요 2개국(G2)의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지만 한국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김 총재는 “미국은 경기가 둔화된다기 보다 회복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다는 게 적절한 표현”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우리 경제 전망을 수정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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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대외적인 요인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경제지표만 보면 이번 달에도 금리를 올렸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지난 6월 제조업 가동률은 83.9%로 3저 호황기인 1987년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전날 마이너스에서 6월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내수 역시 소비와 투자 모두 증가폭이 확대됐다. 6월 소매판매는 전달 1.2%에서 2.4%로 늘었으나 설비투자도 4.9%에서 8.6%로 급증했다. 후행지표인 고용도 민간 분야를 중심으로 금융위기 이전수준을 회복했다. 특히 상용직이 꾸준히 늘고 있고 임시ㆍ일용직도 증가로 전환되면서 임금근로자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

동시에 물가 상승압력은 거세고 있다.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는데다가 국제 곡물가 인상으로 인한 ‘애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김 총재는 “이제는 견조한 성장보다 물가 안정이 과제”라고 강조해 물가 안정을 위한 거시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내 1~2차례 금리 인상 이뤄질 듯=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0.25% 포인트씩 최소한 한차례, 많으면 두 차례 정도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 사이클에 접어 들게 되면 중앙은행은 시장에 부담을 주기 않기 위해 적어도 두 달에 한번씩 금리를 올려 왔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연구위원은 "이번에는 `G2 리스크'가 금통위를 동결 쪽으로 기울게 했지만 다음 달 곡물가격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추세적인 상승이 확인되고 G2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제거되면 인상에 다시 시동을 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를 연속적으로 올리기는 부담스럽지만 금리 인상 간격이 넓어지면 통화정책 효과가 반감된다”며 “9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추석을 앞둔 다음 달 금통위 때는 통상 한은이 시중에 자금을 넉넉히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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