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는 안지훈 고려대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대기의 온도 변화를 감지해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기온변화대응 유전자를 찾아내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온난화 등의 기후변화는 식물의 개화시기에 영향을 미쳐 화훼나 수목 등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학계는 극단적인 온도 조건하에서 벌어지는 식물의 개화 등에 대해서만 연구를 진행해왔다. 때문에 온난화 등과 같이 상대적으로 미세한 대기온도 변화에 따른 식물의 개화시기 조절 여부는 잘 알려지지 않았었다.
안 교수 연구팀은 여러 기온조건에서 50여종의 애기장대(식물연구에 많이 활용되는 모델 식물체)의 개화시기를 조사하는 방식으로 대기온도의 변화를 감지하는 단백질 FLM을 규명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기온이 섭씨 20도 이하로 떨어지면 FLM이 대기온도변화를 감지하는 단백질인 SVP와 복합체를 이뤄 개화를 앞당기는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해 개화를 늦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결과 정상 애기장대는 대기온도가 낮아지면 개화시기가 늦어진 반면 FLM과 SVP 단백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돌연변이 애기장대의 경우 온도변화에도 불구하고 개화시기가 변하지 않았다.
안 교수는 “이번 연구는 FLM과 SVP 같은 단백질이 단백질 복합체를 형성해 대기온도에 의한 식물의 개화시기를 조절하는 원리를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봄철의 갑작스런 온도변화에 따른 작물의 생산성 저하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육종소재를 개발하는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사이언스(Science)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