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1월 6일] 겨울은 언제나 봄을 예비하고 있다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미국발 금융위기로 전세계의 경제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잠재성장력이 잠식되고 투자활성화가 고용창출과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고 중산층과 서민의 생활향상으로 연결되는 경제의 선순환구조도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우리 사회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산층이 붕괴되고 있고 빈곤층과 차상위계층의 삶의 질도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꿔낼 전략이 시급하다. 문제의 시작은 외적 요인에서 비롯됐지만 문제의 해결은 내부요인에서 찾아가야 한다.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키워 선순환구조를 복원할 수 있는 중장기대책이 필요하다. 중산층과 서민들이 겪는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할 단기 대책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최근 위기 탈출을 위해 내놓는 정부의 각종 재정정책들에 대해 건설경기부양에 편향된 근시안적 정책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의 재정투자는 성장잠재력을 키우는 데 집중돼야 한다. 신성장동력산업을 중심으로 한 연구개발(R&D)과 직업교육, 육아ㆍ보육 투자를 통한 노동환경개선 등 노동의 질과 능동적 유연성을 높이는 곳에 투자해야 경기가 회복되면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 경기활성화를 위한 감세는 소비탄력성이 높은 계층에 집중되는 것이 효과적이다. 저소득층에 돌아가는 감세는 즉시 소비로 연결되지만 부유층의 감세가 소비로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 정부의 부동산정책도 실수요자의 주택구입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 다주택자ㆍ투기세력의 주택수요를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지원될 경우 또다시 시장을 교란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서민들이 가장 심하게 고통을 받는다. 세금도 내지 못하는 저소득층, 담보대출과 펀드는 생각도 못하는 서민들, 절대빈곤층과 차상위계층에는 당장 추운 겨울을 날 수 있는 직접적 지원책이 필요하다. 사회안전망을 시급히 확충해 이러한 필요에 부응해야 한다. 잠재성장력을 강화하는 중장기 전략과제의 추진은 혹독한 겨울 속에서 봄을 준비하는 것과 같다. 정부는 당장의 정책효과가 미미하더라도 겨울이 끝나면 봄이 올 것이라는 확고한 신뢰를 국민에게 줘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경제의 체질 개선은 국민의 고통분담 없이는 불가능하다. 노동의 유연성을 말하면서 고용의 안정성은 이야기하지 않거나 국민의 고통분담을 호소하면서 일부계층에 편향된 정책을 편다면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기 힘들 것이다. 산업경쟁력과 천부인권을 함께 꾀하는 것이 봄을 맞이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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