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이 통합의 셈법을 놓고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5일 출범한 대통합민주신당(이하 통합신당)이 이달 중순까지 열린우리당 및 중도통합민주당(〃통합민주당)과 합당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합당 대상인 양당은 통합 절차를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오충일 통합신당 대표는 5일 서울 여의도 산정빌딩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열린우리당과 (통합)민주당이 참여해 8월 중순에 대통합을 할 수 있도록 통합수임기구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이어 “당의 상임중앙위에 통합권한을 맡기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통합수임기구를 통해 합당 협상을 일괄타결 짓고 최대한 빨리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체제에 돌입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선주자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이날 통합신당에 입당해 당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통합신당 지도부는 합당을 성사시킬 절충안 마련을 놓고 묘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선(先)열린우리당 해체-후(後) 합당’ 주장을 고수하고 있는 통합민주당 측과 ‘당 해체 없는 합당’을 요구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사이에서 접점이 형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상천 통합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에 참석, “당의 주요기구ㆍ당직인선ㆍ인재영입 등 독자적 기능을 확충하는 길을 가겠다”며 절충안이 없을 경우 독자생존할 것임을 시사했다.
통합신당 내 일각에선 통합민주당 측과의 합당이 지연되면 열린우리당과 먼저 통합한 뒤 재통합을 모색하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통합신당이 하루빨리 경선체제에 돌입해 범여권 지지층의 여론을 한데 모을 수 있는 대선후보를 선출하면 아직 유력 대선주자를 갖추지 못한 통합민주당으로서는 자연스럽게 끌려올 수밖에 없다는 계산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