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살리기 이제 실천이다(사설)

「우리경제 살리기」 두번째 대토론회가 9일 하오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렸다. 서울경제신문과 대한상의가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토론회의 주제는 「경제를 살리자­외국의 국난극복 사례와 우리의 대응전략」이다.지난 4월21일의 첫번째 「노·사·정 대토론회」에 이어 두번째로 개최된 토론회에는 한덕수 통상산업부차관과 차동세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을 비롯 각계에서 관계전문가 등 1백50여명이 참석, 우리경제 회복을 위한 나름대로의 처방을 제시했다. 경제난 극복을 위해 제시된 우리의 대응 전략 가운데는 서울경제신문 특파원들이 그동안 세계를 돌며 취재 보도한 선진제국의 사례가 모델로 소개돼 참석자들 사이에 공감대를 자아내기도 했다. ○미,정공법으로 불황타개 경제가 어려울 때는 정부의 보호와 규제보다는 자유화·개방화 등 시장원리에 입각한 정공법이 오히려 효과적일 때가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소개된 외국의 케이스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은 지난 80년대 초반 7%대의 실업률과 13%에 이르는 물가상승률, 낮은 노동생산성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에따라 제조업 몰락과 산업공동화에 대한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 됐다. 미국 기업들은 당시의 위기를 기업 스스로의 다운사이징(감량경영)과 인수합병(M&A) 등 경영혁신 노력을 통해 이겨냈다. 사실 감량경영만큼 가장 고통스러운 구조조정 수단도 없다. 지난 79년부터 95년까지 무려 4천3백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정도였다. 그러나 구조조정에 성공한 기업들은 다시 일자리를 창출, 감량경영을 경험한 기업들중 13%는 오히려 고용을 증대시켰다. ○경제없이는 정치도 없어 또 대기업에서 해고당한 근로자들이 창업을 시작, 한 기업으로부터 수십, 수백개의 신규 기업이 생겨났다. M&A는 통신·금융분야의 규제완화에 따른 동종업종간 규모의 경제효과, 업무의 보완성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는데 기여했다. 이같은 상황하에서 미국 정부는 작은 정부원리에 입각, 지속적인 규제완화로 창의로운 자유기업활동을 최대한 보장하고 기초과학분야에 대해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현재 미국은 3%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실업률은 전후 가장 낮은 5%, 물가 상승률은 3%이내에 머무르고 있다. ○고비용 정치구조 타파를 우리나라와 경제구조가 비슷한 일본은 지난 91년부터 작년말까지 「헤이세이(평성) 불황」이라는 전후 최악의 불경기 속에 시달렸다. 이 기간중 일본은 1달러대 80엔대까지 치솟는 초엔고시대의 어려움도 경험했다. 일본의 경제난 극복 가운데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노사간의 화합이다. 일본의 노조는 「기업이 있어야 사원이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천, 임금동결에 앞장 서기도 했다. 허리띠를 졸라맨 덕에 불경기를 견뎌 낸 것이다. 지금 우리경제는 1년 몇 개월 동안 계속된 불황의 터널을 벗어나고 있는 참이다. 엔화 강세에 힘입어 해외부문에서부터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반전된 수출 증가세는 산업의 전부문에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이제는 실천이 문제다. 그러나 경제를 이끌어 가야 할 정치는 여전히 실종상태다. 올들어 계속 불거진 한보사태·현철씨 비리·대선자금문제 등으로 여야는 아직도 끝없는 소모전이다. 여권은 여권대로 대선에 나서는 예비후보들의 「너도 나도」식 대권놀음으로 경제는 안중에도 없다. 정부도 레임덕 현상까지 겹쳐 국정이 흔들리고 있다. 정치권은 오랜만에 찾아온 경제회생의 호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경제가 어려우면 정치는 더 힘들어 지는 법이다. 이달초의 프랑스 총선이 이를 반증하고 있지 않은가. 당초 우세가 점쳐지던 우파가 좌파에 당한 것은 12.4%에 달하는 실업률이다. 이 가운데 25세미만 젊은층의 실업률은 영국이나 독일의 2배나 되는 28.6%로 이들이 우파에 등을 돌린 것이 결정적인 패인 이다. 그래서 경제 살리기의 첫걸음은 정치권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번 기회에 고비용구조의 정치구조를 타파하는 정치개혁을 단행해야 한다. 돈드는 선거는 결국 경제에 주름살을 지우고 경제를 멍들게 한다. 지금은 무한 경제전쟁의 시대다.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만이 지구촌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정경유착의 고리로 연결된 기업들은 도태되게 마련이다. 서울경제신문과 대한상의가 마련한 이번 대토론회가 경제 살리기 캠페인의 불씨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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