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길문화를 바꾸자] `도로 선진국시대' 활짝 열린다

「전국 어디서나 30분이면 고속도로에 진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98년말 현재 우리나라의 고속도로망은 1,996㎞, 도로 총연장은 8만5,000여㎞. 도로건설이 본격화한지 30여년만에 이룬 비약적인 발전이다. 그러나 인구와 국토면적을 기준으로 볼 때 선진국에 비해 3분의 1 내지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도로에 비해 차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고속도로의 25%, 국도의 76%가 2차로 구간으로 열악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교통량이 적정 도로용량을 초과하는 구간도 고속도로는 854㎞, 국도는 3,469㎞로 매년 15%씩 늘어나고 있다. 특히 도로지체현상으로 생기는 비용이 연간 16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가 넘으며 기업의 물류비용도 연간 64조원에 이르고 있다. 늘어나는 물동량을 따라잡지 못해 엄청난 돈이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지난해 「도로정비기본계획」을 발표해 오는 2020년까지 전국의 총도로연장을 20만㎞로 늘리기로 했다. 「7 9」망의 간선도로를 축으로 전국을 그물처럼 연결해 어디서나 30분이면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진입이 가능한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도로정비기본계획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도로정비기본계획은 오는 2020년까지 남북 7개축, 동서 9개의 국토간선망을 구축해 국토의 도로망체계를 완전히 정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따라 올해부터 2011년까지 고속도로 2,931㎞, 국도 1,407㎞가 신설되고 4차선 이상 국도도 현재 3,041㎞에서 2011년 7,131㎞로 늘어난다. 또 대도시권내 순환 및 관통로를 개설해 도심교통난을 해소하는 한편 해마다 2만3,000㎞씩의 도로망을 신설해 2020년에는 총20만㎞의 도로망을 갖춘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2년까지 전국 병목지점 864곳과 노후교량 617곳, 사고 다발지점 2,785곳을 정비할 계획이다. ①도로정비방향=지역 균형개발 촉진을 위해 낙후지역과 동서축에 고속도로를 중점적으로 건설하고 통일에 대비해 남북연결 도로망을 구축한다. 국토 간선축 형성과 교통애로 구간을 최우선적으로 정비한다. 일반국도는 장기 국토간선망과 연계되도록 재편하고 순환·우회도로를 증설, 도시지역의 교통난을 완화한다. ②도로운영의 과학화=도로망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2011년까지 고속도로 통행료 자동징수체계와 지능형 도로교통관리시스템을 도입한다. 도로에 연결되는 진·출입로의 설치기준을 법제화하고 과적차량 단속의 자동화를 위한 기술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 ③파급효과=2011년까지 도로확충에 따른 국민 1인당 부담액은 연간 25만원으로 예상된다. 반면 수혜액은 1인당 35만원으로 부담액보다 10만원 남짓 많아진다. 2011년에는 운전자 1인당 주행시간이 연간 70시간 정도 줄어들며, 자동차 1대당 연료는 연간 250ℓ씩 절감할 수 있다. 2011년까지 건설부문 생산유발효과는 연 12조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통일시대에 대비한 도로정책 최근 금강산관광을 계기로 남북한 경제협력이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이에따라 남·북한을 하나로 묶은 통합된 도로망 구축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남북한은 서로 다른 교통쳬계를 유지하고 있다. 북한이 철도 중심인 반면 남한은 도로중심의 도로체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93년 현재 북한의 화물수송 분담률은 철도가 92.8%, 도로가 7.2%를 나타내고 있으며 남한은 96년 현재 철도가 8.6%, 도로가 68.6%로 정반대의 물류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도로총연장의 경우 북한은 2만3,339㎞로 남한(7만4,237㎞)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고속도로 역시 북한은 644㎞로 남한의 35% 정도에 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교통부문 정비·확충은 북한의 경제성장 뿐만 아니라 남북한 경제통합 이후 균형적인 국토공간 형성을 위해서도 필수적이기 때문에 한반도 전체를 포함하는 남북한 통합운송망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독일의 경우 통일 이후 2010년까지 장거리 수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통일 이듬해인 지난 91년 옛 동독지역과 서도지역간 장거리 교통지원을 위해 「독일통일교통투자계획」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다. 통일시대 육상교통시설의 정비 및 확충에는 약 27조원(철도부문 17조원, 도로부문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98년부터 2001년까지 교통망 구축에 투자하는 비용의 36%에 이르는 규모다. 이 때문에 지금부터 자금조달 방법까지도 구체적인 검토가 시작돼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남북한의 이질적인 교통망 체계를 통합하기 위해 남한의 7 9 간선도로망이 북한에서도 그대로 적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남북한 도로망 구축은 한반도와 동북아대륙과 유라시아 대륙 및 연결까지도 고려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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