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식량안보에 관심 기울여야

최근 세계 곡물가격이 심상치 않다. 지난 2010년 상반기 안정세를 보이던 밀ㆍ옥수수ㆍ대두 등의 국제가격이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식량자급률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관련 제품가격이 급등하고 있으며 일부 유통업체와 소매상에서는 밀가루ㆍ라면 등의 사재기 조짐도 엿보인다고 한다. 최근 국제 곡물가격 급등은 기상이변으로 인해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기상이변의 문제는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지난달 30일 폐막한 제41차 세계경제포럼(WEF)회의에서 식량안보 문제가 중요하게 다뤄졌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주요 국가 정상이 식량위기 문제의 심각성을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률은 27%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가운데 꼴찌 수준이며, 특히 쌀을 제외한 곡물 자급률은 5%에 불과해 세계식량위기의 직격탄을 받는 나라 중 하나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식량산업인 농업에 대한 천시가 지속되고 있어 아쉬움이 더욱 크다. 우리나라의 경지면적이 최근 5년 사이에 강원도 전체 경지면적에 육박하는 10만9,000ha가 감소했다는 소식은 우리의 식량안보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또한 11월28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구제역으로 인하여 살처분된 소가 300만 마리를 넘어섰다. 우리 식량의 일정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축산업이 붕괴돼 간다. 다른 산업과 달리 농축산업은 한번 무너지면 다시 제자리를 찾기가 어렵다는 산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지금 당장이야 수입을 통해 식량을 조달할 수 있다고 하지만 최근 러시아 등 곡물수출국들이 자국 식량사정의 악화로 인하여 수출을 금지했다는 조치는 우리에게 커다란 숙제를 안겨 준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돈 버는 농업'을 외치며 우리 농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외면하고 있으며 2010년 한해 우리 농림어업이 마이너스 4.9% 성장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지금처럼 우리 농업에 대해 소홀히 하면 머지않아 우리는 오일쇼크 보다 더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