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희망의 바다에서 생산의 바다로

세계 인터넷 장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미국 시스코시스템스는 지난해 주식시가 총액 5,782억달러를 기록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존 챔버스 회장은 시스코의 성장동력을 ‘고객은 언제나 행복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에 있다고 밝혔다. 시스코는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 ‘가치혁신(value innovation)’을 실현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손꼽힌다. 블루오션 전략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고객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비용은 낮추는 전략이다. 블루오션의 옛 이름인 ‘가치혁신’의 최종 목표는 챔버스 회장이 말하는 ‘고객 행복’을 실현하는 것이다. 가치혁신 전략이 블루오션 전략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바다(ocean)가 희망적인 미래(blue)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21세기는 정보통신ㆍ우주개발ㆍ생명공학과 함께 해양개발이 인류의 숙명적 과제인 식량ㆍ자원ㆍ환경ㆍ공간 문제를 푸는 키워드 역할을 하는 ‘해양의 시대’다. 정부는 지난해 해양과학기술 분야에 향후 10년간 3조3,000억원의 연구개발(R&D) 투자를 추진하는 로드맵을 수립했고 9,000여 해양수산 중소ㆍ벤처기업이 기술을 담보로 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도 열었다. 이 같은 노력이 결실을 맺는 오는 2013년께는 한국의 해양과학기술은 총 47조원 상당의 경제적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6월 선진 해운국가인 그리스와 총 60억유로의 재원이 투자되는 그리스 항만현대화사업에 우리가 개발한 항만운영정보시스템(Port-MIS),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시스템 등 첨단 항만물류정보시스템 사용을 합의한 바 있으며 한ㆍ그리스 해운협정도 체결했다. 또 전 세계에 운항 중인 우리 선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개발한 ‘해양안전종합정보시스템(GICOMS)’은 많은 나라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대형 선박사고가 잦은 이집트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 사우디아라비아는 관련기술 전수를, 필리핀과 베트남 정부는 시스템 지원을 우리나라에 요청해오는 등 새해 벽두부터 해외수출 길이 열리고 있다. 정부혁신은 권위주의적인 행태를 벗어던지고 업무시스템을 효율적으로 변화시켜 궁극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풍요롭게 사는 사회, 세계인들이 부러워하는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새해에도 해양수산 혁신호가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견인하기 위해 거친 파도를 헤치고 블루오션을 찾아 더욱 힘차게 항진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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