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우즈와 타이슨/산업 1부 허두영 기자(기자의 눈)

요즘 미국 경제는 잘 나간다. 지난 91년부터 7년째 호황을 거듭하고 있다. 올들어 지난 84년 이래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과 지난 73년 이래 가장 낮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앨 고어 미국 부통령은 이러한 미국 경제를 「타이거 우즈 경제」라고 표현했다. 젊은 타이거 우즈(21)의 활력과 싱싱함에 미국 경제를 견준 것이다. 젊은 대통령과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의 21세기에 대한 자신감이다. 미국 경제의 이런 자신감은 가끔 자만으로 나타난다. 앤드루 카드 미국자동차공업협회(AAMA) 회장은 최근 통산부를 방문하여 당국자에게 무례한 태도로 자동차 시장개방을 요구했다가 톡톡히 망신만 당하고 돌아갔다. 카드 회장은 미국의 대한 자동차 수출이 부진한 것은 정부의 세무조사와 소비절약운동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문을 열어달라는 「각설이 타령」을 시작했다. 매년 연례행사처럼 한국을 방문하여 떠드는 「타령」이지만 이번에는 때를 잘못 잡았다. 대기업이 잇달아 쓰러지는 불경기에, 또 국내 자동차업체들의 매출이 떨어지는 상황에 한국 정부에 대해 미국 자동차의 판매를 늘려달라는 요구는 더이상 「각설이 타령」이 아니라 힘있는 자의 억지생때나 다름없다. 카드 회장은 이날 통산부 당국자의 논리정연한 답변과 반박에 난데없이 『I am insulted』를 몇 차례나 외쳤고 결국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이번 방한에서 카드 회장은 예상한대로 『슈퍼 301조를 적용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우리는 이러한 미국 경제를 「마이크 타이슨 경제」라고 부른다. 엄청난 주먹(경제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불리하면 언제든지 핵이빨(슈퍼 301조)로 상대를 물어뜯는 타이슨과 닮았기 때문이다. 타이슨(미국)은 강자생존이 아닌 적자생존의 현실에서 공존의 기술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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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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