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경영이 재계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디자인 글로벌 No.1'을 위해 `올인'하고 있다.
우수한 인력 채용으로 내실을 기하는 한편 아웃소싱을 통해 디자인 역량의 포트폴리오를 조절, 핵심 디자인 개발의 여력을 늘리는 `양동작전'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디자인 아웃소싱 업체들의 질적 업그레이드 작업에 공동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하는 등 그동안 각 부문에서 뜨거운 신경전을 벌이던 모습에서 벗어나 모처럼 `공조'를 취하고 있다.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기본적으로는 `각개전투'에 나서되 머리를 맞대고 아웃소싱 인력 전반의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삼성, LG뿐 아니라 한국의 디자인 수준 전반을 2007년 글로벌 톱 수준으로 높여놓겠다는 야심을 내비치고 있다.
이처럼 양사가 `개별전략'과 `공조전략'을 동시에 구사키로 한 것은 글로벌 기업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2-3년이 향후 10년을 좌우하는 `바로미터'가 된다는 위기의식과 함께 기존의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만으로는 서로에게 득이될 것이 없다는 공감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자체인력 보강-아웃소싱 확대 `병행'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디자인 인력은 해외를 포함, 현재 각각 500여명 수준이다.
양사는 올 연말까지 해외 부문을 중심으로 100명 가량씩을 신규로 채용, 디자인 인력을 각각 600여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대신 양사는 자체 디자인 인력이 어느정도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단순한 `규모늘리기' 차원의 충원 방식에서 탈피, 신규 우수 인적 자원을 핵심 분야 쪽으로 집중배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양사가 생각해 낸 `돌파구'가 디자인 아웃소싱 인력의 대거 확대 방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디자인내 10-15% 수준인 아웃소싱 비중을 2-3년내 2배 이상 수준으로 높이기로 했고 LG전자도 아웃소싱 비율을 현 30% 가량에서 더 늘린다는 계획이다.
노동집약적이거나 특화된 부문에서 외주인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자체 인력은 부가가치가 높은 쪽에 역량을 집중하는 적절한 인력 안배를 통해 전체 경쟁력을한층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핵심 디자인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한 `블랙박스'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시간 여유 없다'..`외주 인력 함께 키우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외부 아웃소싱 디자인 인력의 경쟁력 키우기에 공동으로 나서기로 했다.
외주 인력의 적재적소 투입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이들의 경쟁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애니콜이 독일 벤츠에 맞먹을 정도로 유럽 현지에서 높은 디자인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아직 일부 제품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다고 스스로인정할 정도로 국내 1위인 삼성만 하더라도 `디자인 정상'을 위해서는 앞으로 과제가 많다.
삼성전자 디자인 경영센터 정국현 전무는 지난 2일 전경련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국내 디자인 전문회사는 1천200여개에 달하지만 규모와 경쟁력을 갖춘 곳은 극소수여서 아직까지는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업체를 찾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내 디자인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축이 돼 가동되고 있는 전경련 산업디자인 특별위원회에서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이 회장을, 정전무가 실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등 삼성과 LG가 디자인 업체들의 역량 강화에 `쌍두마차' 격으로 총대를 매고 있다.
산업디자인 특위는 오는 6-7월 대기업 외주사업 공모 신청을 시작으로 평가.선정, 프로젝트 수행, 만족도 평가 등을 거쳐 디자인 업체들의 자생적 컨소시엄 구성을 유도, 국내 디자인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창출하겠다는 복안이다.
디자인 클러스터 조성과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 육성 등도 검토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업체간 경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중국, 대만업체 등이 무섭게 추격하는 상황에서 시간적 여유가 없다"며 "상대의 약점만 파헤치는 `제살 깎아먹기식' 행태만으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LG, `2007년 디자인 No1. 코리아' 총대맸다
삼성과 LG의 디자인 부문`공동보조'는 일차적으로는 자체 기업 경쟁력 강화이지만 국내 디자인 산업 전반에걸친 선순환적 구조를 정착, 한국의 산업을 2007년께 디자인 부문에서 글로벌 톱 반열에 올려 놓겠다는 거시적 포석도 담고 있다.
디자인 아웃소싱 부문 육성만 하더라도 이들 외주기업이 대기업에 대한 풍부한 수주경험으로 `내공'을 키운다면 그만큼 외국 클라이언트들을 확보하는 기반이 되는동시에 한국 디자인 산업의 파이가 전체적으로 커질 것이라는 계산이다.
심재진 LG전자 디지털 디스플레이&미디어 디자인 연구소장(상무)은 "한국 기업들에 대한 외부 평가는 최근 몇년간 몰라지게 달라졌다"며 ""2007께면 세계 트렌드를 만들어나가는 위치로 확고한 위상을 얻게 될 ?이라고 밝혔다.
심상무는 "디지털, IT 시대를 맞아 새로운 흐름에 직면해 있다"며 "벽걸이 TV,DMB, PMC(Portable Multimedia Center) 등에서 보듯 이제는 트렌드를 우리가 만들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스피드로 나간다면 한국의 디자인은 2007-2010년에는 세계 어느나라보다 출중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최근 들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중견 업체들까지도 디자인에 매우 신경을 쓰고 있다"며 "현대차의 뉴 쏘나타, 뉴 그랜저(프로젝트명 TG)만 하더라도 디자인 면에서 1-3년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 10년간의 투자 덕분에 지금 디자인 부문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올라올 수 있었던 것"이라며 "제조와 소프트웨어를 다 갖춘 한국으로서는 디자인 잠재력이 크며 앞으로 2-3년이 미래의 10년을 좌우하는 최대 변수가 될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