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각계인사 500여명 참석고(故) 아산(峨山)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1주기 추도식이 21일 오전11시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에서 가족과 생전에 고인과 교분이 두터웠던 각계인사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추도식에는 정 회장의 아들인 정몽구ㆍ몽근ㆍ몽헌ㆍ몽준ㆍ몽윤ㆍ몽일씨, 형제인 정순영ㆍ상영씨 등 가족과 채문식 전 국회의장, 노신영ㆍ이홍구 전 총리, 손길승 SK 회장, 손병두 전경련 부회장, 심완구 울산시장, 신낙균ㆍ임진출 의원, 변형윤 서울대 교수, 정의숙ㆍ윤후정 이화학당 이사장, 정호용 정씨연합회 총재 등 외빈이 참석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태우ㆍ전두환 전 대통령, 이한동 총리, 이건희 삼성 회장 등은 조화를 보냈다.
특히 김 대통령은 "소떼를 몰고 분단의 벽을 넘었던 고인의 의지와 충정은 후손들에게 길이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선숙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유창순 전 총리는 추도사에서 "이 땅에 살아온, 살아갈 모든 사람이 가족의 일원으로 추도의 정을 함께 한다"면서 "아산의 선견지명과 개척정신을 받들어 인류평화와 경제도약을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한다"고 추도의 뜻을 표했다.
유족 대표인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선친의 유지를 계승해 항상 검소하고 성실한 자세로 열심히 일하고 국가와 사회의 견실한 발전을 위해 더욱 많은 기여를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추도식에 이어 묘소 앞에서 박동규 서울대 교수의 진행으로 구상 시인이 시를 짓고 서예가인 초정 권창윤씨의 글씨로 오석에 시문을 새긴 추도시비 제막식도 가졌다.
구 시인은 '겨레의 뭇 가슴에 그 웅지 그 경륜'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하늘의 부르심을 어느 누가 피하랴만 천하를 경륜하신 그 웅지 떠올리니 겨레의 모든 가슴이 허전하기 그지없네. 촌부자(村夫子) 모습에다 시문을 즐기시어 나 같은 서생(書生)과도 한평생 우애 지녀 영원의 그 동산에서 머지않아 반기리"라며 고인을 기렸다.
또 이날 오후 서울중앙병원 동관 로비에서는 정 전 명예회장의 흉상 제막식도 열렸다. 이밖에 창우동 묘지에서 추도식이 시작된 오전11시를 기해 서울 계동 사옥을 비롯한 현대 전계열사 사업장에서는 1분 동안 추도묵념이 진행됐고 같은 시각 금강산 온정각 휴게소에서도 현지 임직원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간단한 추도행사가 열렸다.
최형욱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