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쌍방울 왜 부도위기 맞았나

◎1월 동계U대회에 무리한 투자가 화근『사단은 뜻하지 않는 곳에서 일어났다.』 지난 1일 쌍방울개발이 50억원의 1차 부도를 내는 등 극심한 자금난에 몰렸던 쌍방울그룹의 주력 (주)쌍방울이 10일 최종 부도직전까지 몰리자 그룹관계자는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외국계은행의 비정함에 원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무주리조트를 운영하는 쌍방울개발의 부실로 부도위기에 몰렸던 쌍방울그룹은 지난 4일 국내 채권금융기관들이 무주리조트를 담보로 잡는 조건으로 어음결제요구를 연기키로 결정해 일단 위기를 벗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당시 금융기관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던 뱅크오브아메리카(BOA)서울지점이 지난 9일 담보조로 잡고 있던 견질어음 90억2천만원에 대한 결제를 요구하면서 사단이 발생했다. BOA는 견질어음 만기가 내년 1월23일인데도 서둘러 결제를 요구하는 바람에 쌍방울을 좌초 일보직전까지 몰아갔다. 쌍방울의 좌초는 주력 (주)쌍방울의 부실이라기보다는 쌍방울개발에 대한 과도한 투자에서 비롯됐다. 쌍방울의 자금난은 지난 1월 열린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에 대비, 무주리조트에 대한 과다한 투자가 화근이 된 것. 지난 93년 7월 전북도가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유치한 국제대회인 동계U대회에 쌍방울은 총 3천8백8억원을 투자했다. 이중 2천8백73억원은 제2금융권의 단기자금을 조달함으로써 연간 3백65억원의 이자부담을 안게 됐다. 당시 쌍방울그룹의 전체 매출이 4천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대규모 투자는 무리였다는 지적이다. 그룹 전체 부채 1조1천80억원가운데 쌍방울개발 부채가 80%인 8천7백억원에 달한다. 또 주력기업인 (주)쌍방울은 무주리조트 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에 무려 4천8백억원가량의 지급보증을 섰다. (주)쌍방울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백93%에 불과하고 9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는 등 재무구조와 경영상태가 양호한 우량기업이지만 쌍방울개발의 부실로 좌초되는 비운을 맞았다.<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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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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