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을 비롯한 국책은행들은 정부의 국책은행 역할 재정립 방안에 대해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정부의 방안이 통폐합 등 극적인 조치가 아니라 일부 영역을 재조정하는 선으로 조정된 데다 기업은행의 경우 ‘민영화’라는 기본 방향은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특히 산업은행은 “이번 개편안은 금융 자회사 유지 및 투자은행(IB)으로의 발전이라는 기본 방향이 정립된 것”이라며 정부 방안에 대해 안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감사원은 지난해 산업은행이 5개 자회사를 모두 매각해야 한다고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개편방안은 IB 업무 이관 정도로 미조정하는 차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산업은행과 대우증권이 역할분담을 통해 은행과 증권사의 IB 기능을 포함해 맞춤형 지원이 가능한 포괄적인 신정책금융 수행 체계 구축이 가능해졌다”며 “경쟁력 있는 투자은행은 IB 역량과 더불어 고객 네트워크를 보유한 은행과 증권사가 함께 있어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개편안을 통해 오히려 역할이 강화되기 때문에 환영하는 입장이다. 수출입은행은 “이번 개편안은 수출금융 및 해외투자 지원 등 수출입은행이 고유 업무에서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환영한다”고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특히 대외 정책금융 지원이 국가의 발전에 중요하다는 정부의 판단에 맞춰 대외경제협력 전담기관인 수출입은행의 역할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민영화 방침을 재확인한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업은행은 “오랜 기간 논의돼온 기업은행의 민영화 방안에 대해 대주주인 정부가 ‘큰 흐름’으로 인정하고 이를 위한 청사진을 마련해줬다”며 “기업은행은 앞으로 수립될 정부의 중장기 민영화 로드맵에 적극 동참해 ‘중소기업 전문 종합금융그룹’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