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CEO 희망을 말하다] 김유경 부즈클럽 대표

"애니·게임등 多채널로 해외 공략"<br>토종캐릭터 '캐니멀' 유럽·美등서 잇단 성과<br>"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 조성이 평생 목표"


옛말에 '형 만한 동생 없다'고 했지만 캐릭터 업계에서는 꼭 그런 건 아니다. 형과 함께 국내 토종캐릭터인 '뿌까'를 내놓으며 단번에 인기 캐릭터로 키워냈던 동생이 10년 만에 자신의 회사를 설립한 뒤 '대형 사고'를 쳤으니 말이다. 캐릭터 전문업체 부즈클럽의 김유경(37ㆍ사진) 대표이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0월 형이 운영하는 회사인 부즈에서 별도의 법인을 세우며 독립한 김 대표는 새로운 캐릭터 '캐니멀(Canimals)'을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국내 시장을 넘어 유럽과 미국ㆍ남미 등 해외에서 잇달아 계약을 체결하며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다. 유럽 등 총 16개 국가와 라이센싱 및 상품화 사업을 협의하고 있다. 역삼동 사옥에서 만난 김 대표는 "4년 전 뉴미디어를 겨냥한 캐릭터를 만들려고 기획해 개와 고양이를 이용한 캐니멀을 고안했다"며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스마트폰과 온라인 게임, 출판 서적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해외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캐니멀은 올해 서울캐릭터ㆍ라이선싱페어에 참가해 600만달러의 계약을 체결했고 앞서 '라이선싱국제엑스포(LIMA) 2010'에서 남아메리카ㆍ유럽 등의 업체와 400만달러의 거래를 성사 시키기도 했다. 세상에 빛을 본 지 2년이 채 안된 캐릭터가 이 같은 성과를 올리자 벌써부터 전세계 바이어들의 주문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요즘 같은 때에는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말은 수동적이고 낡은 개념이다"며 "우리의 캐니멀은 게임ㆍ텔레비전ㆍ출판ㆍ테마파크 등 멀티 플랫폼 전략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캐릭터들이 텔레비전이나 극장 애니메이션으로 인기를 얻은 뒤에 다른 영역으로 확산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면 캐니멀은 '동시다발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스페인과 영국의 업체와 애니메이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년 3월에는 전세계 동시 방영할 생각이다"고 전했다. 1편에 5분 분량의 애니메이션 52편이 준비 중이며 국내에서도 EBS 방송을 통해 내년 3월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는 "라이선스를 통해 캐릭터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캐릭터를 알리는 중요한 채널이다"며 "국내에서도 수십여 곳의 업체들이 다양한 상품을 생산해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에서 판매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캐릭터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지만 유럽과 북미 시장 등 선진국에 비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고 김 대표는 지적했다. 그는 "유럽에서 독일ㆍ프랑스ㆍ스위스ㆍ영국 등과 내년 중 본 계약을 체결해 시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며 "특히 캐니멀의 봉제인형은 부즈클럽에서 직접 수출해서 시장을 개척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중국을 포함해 아시아 시장의 성장 잠재력도 높게 평가했다. 부즈클럽은 중국에 있는 캐릭터 업체와 라이센싱 및 프로모션 계약을 맺고, 모바일을 통한 캐릭터 사업도 병행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에서 투자를 받아 3D 입체 영상 애니메이션을 개발하는 것도 눈길을 끈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와 오랫동안 캐릭터 사업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다"며 "특히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 3D 콘텐츠에서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귀띔했다. 한솥밥을 먹던 친형과 결별하고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것도 신규 캐릭터에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그는 "형과 함께 만들었던 뿌까 캐릭터는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이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별도 회사를 만든 것"이라며 "형에게 배운 10년 간의 노하우를 모두 동원해 캐니멀 브랜드를 세계적인 캐릭터로 키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 한국의 캐릭터 산업은 선진국에 비해 영세하고 미흡한 게 많다"며 "여러 분야에서 파생 상품이 나와 시장을 형성하고 전문 기업들이 생겨야 소비자들의 인식도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미국의 디즈니랜드나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와 같은 캐릭터 월드, 테마 파크를 만드는 게 평생의 꿈이자 목표"라며 "아이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바탕으로 많은 테마를 아우르는 공간을 창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부즈클럽은… 16개국 업체들과 캐릭터 상품화 추진

부즈클럽은 인기 캐릭터 '뿌까'를 만든 부즈에서 지난해 10월 분사한 업체로 경력 10년 이상의 멤버 2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캔(Can)과 애니멀(Animals)의 합성어인 캐니멀(Canimals)은 김 대표가 사무실에서 컵라면과 참치캔으로 식사를 하다가 우연히 떠오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발전시킨 캐릭터다. 강아지와 고양이처럼 사람과 친숙한 동물들을 표현한 캐릭터로 기획단계부터 캐릭터 상품화를 고려해 규격을 원통형 캔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부즈클럽은 온라인게임과 스마트폰ㆍ웹 애니메이션ㆍ출판 등 다양한 채널을 동원해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마케팅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16개국의 캐릭터 전문업체들과 라이선싱 및 상품화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디즈니, 니켈로데온 등과 계약협상을 추진중이며 멕시코와 브라질에서는 워너브라더스와 협력해 캐니멀 브랜드를 알리고 있다. 국내에서도 20여개 업체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교동한과와 손잡고 '캐니멀 한과'를 출시했으며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3D 애니메이션 등을 개발하고 있다. 기능성 스티커ㆍ가방ㆍ시계ㆍ문구류 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부즈클럽의 캐니멀은 지난해 '밉컴 주니어 2009'에 출품된 4만325개 캐릭터 중 인기 순위 2위에 올랐으며 홍콩라이센싱 쇼ㆍ독일뉴렌버그 완구박람회 등에 참가해 호평을 얻기도 했다. 내년 3월에는 EBS를 통해 6~8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텔레비전 애니메이션을 방영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