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기업노조 극렬투쟁 감소속 中企는 파업 늘고 강도 세져

임금·근로시간 차이등 양극화 심화가 '불씨'<br>대·중기 상생위해 상대적 박탈감 해소책 필요


울산 중소기업인 N사 직원 김모씨는 인근 현대차나 현대중공업에 다니는 주변 친구들이 얼마 전 파업 없이 노사협상을 마치면서 성과급을 두둑하게 챙겼다는 소식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15년 전 같은 시기에 현대차ㆍ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친구들은 이번에 임금협상을 체결하면서 성과급 등으로 각각 1,594만원, 1,718만원가량을 손에 쥐었다. 파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김씨 연봉의 절반가량을 받은 것이다.

김씨의 연봉은 3,900만원. 이 연봉으로는 두 자녀의 학원비 등을 대기에도 빠듯하다. 김씨가 다니는 회사는 5년 연속 흑자를 내고 있지만 성과급은 영 시원치 않다. 김씨의 회사 노조는 최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김씨도 이에 동참했다.


15일 고용노동부 및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두둑한 성과급을 약속받은 대기업 노조들은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꺼내지 않고도 원만하게 임금협상에 합의한 반면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대기업에 비해 턱없이 적은 임금을 받는 중소기업 직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며 임금인상을 위한 파업에 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극렬 투쟁으로 사회불안 요인으로 떠오르던 대기업 강성 노조의 파업은 많이 줄어든 대신 말 그대로 생존을 위한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중소기업들의 파업은 늘고 있는 것.

지난해 발생한 121건의 파업 가운데 300인 미만 사업장은 68건으로 전체 파업의 56.1%가량을 차지했다. 300인 미만 사업장 수가 절대적으로 많지만 낮은 노조 조직률 등을 감안했을 때 적지 않은 숫자다. 올 들어서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고용부 측은 설명했다.


현재 파업 중인 17곳의 노조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300인 미만 사업장 8곳이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탁주합동제조공장 직원들은 지난 6월16일부터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고 한우리환경도 급여인상을 요구하며 9일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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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현상은 근본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 및 근로시간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게 노동계의 인식이다.

지난해 300인 미만 중소기업 직원의 월평균 임금은 182만2,000원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273만8,000원)의 66.6%에 불과하다. 성과급 등 연간 특별급여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 직원이 256만8,000원으로 300인 이상 대기업(1,076만7,000원)의 23.8% 수준이다.

5인 미만 영세기업 직원의 월평균 임금은 127만9,000원으로 올해 4인가구 월 최저생계비인 136만3,091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월평균 근로시간과 근무일수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이 각각 189.5시간, 22.6일로 300인 이상 기업(185.7시간, 21.9일)보다 오히려 많아 일은 더 많이 하면서도 월급은 더 적게 가져가는 것을 알 수 있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사회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라도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을 해소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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