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차 빅3 부활 시동 … 한국 부품업체 '청신호'

한텍·영신 등 KAPP 입주社

대미 수출 실적 33.4% 늘어

美 업체 "공장 설립" 요구도


미국 자동차 업체가 경기 회복에 힘입어 서서히 부활하면서 현지에 진출한 한국 부품 기업에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포드의 'F시리즈', 제너럴모터스(GM)의 쉐보레 '실버라도' 등 픽업트럭 차종은 미국의 경기 추이를 드러내 주는 '움직이는 지표'. 포드에 따르면 지난해 대형 픽업트럭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올랐으며, 미국 내 전체 자동차 판매량에서 12%를 차지하며 경기 회복을 예고하고 있다.


15일 미국 현지에서 만난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주문이 늘면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고 있다.

관련기사



미시건 주 트로이 시의 '코리아 오토 파츠 파크(Korea Auto Parts Park·KAPP)'에서 만난 이영진 한텍 개발이사는 "지금은 혼자 이 곳에서 한텍의 미국 지사를 세워나가고 있지만 곧 인력을 늘릴 계획"이라며 "미국 완성차 업체들의 상황이 좋아져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KAPP는 KOTRA가 디트로이트의 자동차 3사 등에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한국 업체들을 위해 마련한 공간으로, 현재 11개사가 입주해 미국에서의 영업 활동을 꾸준히 확대해나가고 있다. 한텍은 현재 크라이슬러에 스탬핑 부품을 공급하고 있지만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의 문턱도 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또 다른 입주사인 영신은 현재 GM뿐만 아니라 또 다른 완성차 업체와의 추가 공급 협상을 진행하는 등 한창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영신은 지난해에 전년 대비 108%나 증가한 2,308만 달러(약 245억원)의 대미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김기준 KOTRA 디트로이트 무역관장은 "현재 4개사가 추가로 입주하기 위해 심사를 거치는 중"이라며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한국 부품사에 '물량을 늘려줄 테니 미국 내에 부품 공장을 지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해오는 등 한국 기업들의 기회가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KAPP 입주기업들의 지난해 대미 수출 실적은 총 9,748만 달러(1,036억여원) 규모로, 전년보다 33.4% 성장했다.

다만 미국의 경기회복세를 마냥 기회라고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협력사를 고르는 기준이 예전과는 다르다. 품질 문제로 잦은 리콜 사태를 겪은 GM, 크라이슬러, 포드 등이 품질 기준을 높인 탓이다. 또 GM과 포드가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부품공급의 현지화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약속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인이다. 김기준 관장은 "이전엔 해외 각국에서 싸게 부품을 구입해서 쓰던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요즘에는 미국 내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현지에 생산공장이나 창고를 갖췄거나 최소한 엔지니어라도 미국에 상주해야 한다는 것이 협력사의 1순위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