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유연한 남자’ 김무성의 취임 100일

친이ㆍ친박 강경론자 사이에서 타협 강조 눈길

‘정치력 복원’을 내건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김 원내대표는 10일 연 기자간담회에서도 4대강 사업에 대해 야당과 조정할 뜻을 내비치며 타협을 강조했다. 그는 “4대강 사업은 치산치수(治山治水)사업”이라면서 “만약 치산 치수 사업 아닌 게 발견되면 수정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잘못을 지적하고 그게 맞다면 당연히 수정해야 한다”면서 “4대강 살리기 사업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민주당이 점검하고 토론하자는 것은 우리가 당연히 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그는 이날 간담회에서 4대강 사업의 필요성을 주장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야당과 협상 가능성은 열어둔 셈이다. 4대강 사업 보호에 강경한 친이명박(친이)계 강경론자가 주도하는 당 지도부에서 상대적으로 중립적인 목소리를 낸 것이다. ‘파트너’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선 “제가 운이 좋은 건지 국회가 운이 좋은 건지 국정에 대한 깊이 있는 경험을 가진 박지원 대표님을 만나서 국회 파행은 절대 없다고 전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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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계파 문제에서도 그의 원칙은 유연함이었다. 우선 이번 개각에 대해 “솔직히 말해 (친이ㆍ친박)탕평책은 아니었다”고 인정했지만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과거 감정에 사로잡혀 자기 울타리에 빠져 있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면서 “나는 과거는 다 잊었다”고 말했다.

정치인 입각에 환영 일색인 여당 지도부와는 달리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정치경험이 있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는 아주 잘 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인 출신 일반부처 장관은 조정 능력은 높지만 국회에서 부처를 견제하다가 견제 받는 자리로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 여당이 법안 처리 지연을 주장하며 야당과 맞서고 있는 기업형 슈퍼마켓(SSM)규제법안에 대해선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답했고,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문제는 “LH가 벌인 사업규모를 다 합치면 430조원인데 정부가 LH를 보전하는 법안을 9월 정기국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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