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명차 나들이] 현대차 신형 산타페

디젤차 불구 조용한 엔진소리…언덕길 주행때 다이내믹 파워


설국(雪国)을 만났으면 좋으련만. 스키시즌의 시작과 함께 제법 한 겨울다운 큰 눈이 내렸다는 기대감에 현대자동차의 ‘신형 싼타페’를 몰고 강원도 평창의 한 스키장으로 향했다. 산과 들판을 온통 하얗게 뒤덮고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눈이 쏟아진 지 벌써 일주일여가 지나서인지 여정의 즐거움이 약간은 줄어들었다. 당초 기대했던 풍경은 아니지만 길 옆으론 눈 속에서 살짝 살짝 모습을 드러낸 보리밭과 메밀 밭의 푸르른 색감이 오히려 묘하게 미감을 자극했다.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의 기암괴석 역시 한 폭의 수묵화처럼 멋들어졌다. 스키장은 벌써부터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려는 매니아들이 한꺼번에 몰려 들어 만원. 리프트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속에서도 표정들은 밝기만 하다. 목적지에 도착해 시동을 끄고 차에서 내리자 마자 사람들이 힐끔 힐끔 쳐다보기 시작했다. 절반의 호기심과 절반의 시샘이 섞여 있는듯한 눈길이다. 시승을 위해 집 앞에 세워놓았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새로운 차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항상 상큼한 느낌이다. 기존 싼타페가 헬스를 처음 시작해 무작정 몸을 만든 근육질의 모습이었다면 신형 싼타페는 전문 트레이너의 코치를 받으며 잔 근육을 가다듬은 뒤 깔끔한 옷 차림새까지 갖춘 모습으로 세상에 나온 것 같았다. 어딘가 모르게 단단하고 치밀해 보인다. 신형 싼타페의 생생한 시승 느낌을 살리기 위해 스키장으로 떠나기 직전부터 되짚어 보자. 안전밸트를 매고 시동키를 살짝 돌리자 “디젤차가 맞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엔진소리가 조용하다. 가속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묵직한 차체의 무게가 느껴짐에도 불구하고 일단 경쾌하게 출발한다. 하지만 이차의 진가는 고속도로 진입과 함께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성능을 확인해 보기 위해 일부러 급가속과 회전, 감속을 반복했지만 안정감이 넘쳐 흐른다. 고갯길에서는 차 지붕에 스키 캐리어를 얹고 설원을 향해 떠나는 많은 일행(?)들을 순식간에 제치고 멀찌감치 있던 앞 차에 금새 다가간다. 이 차의 2.2리터 디젤엔진은 153마력에 최대토크는 2,000rpm에서 35로, 언덕길에서 남는 힘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만큼 충분한 파워를 발휘한다. 변속이 이루어질 때도 충격은 커녕 섬세한 부드러움이 온 몸에 느껴진다. 내부 인테리어 역시 넓은 실내공간과 함께 팽팽하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가죽시트가편안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굳이 맨 뒷 좌석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 의자를 접어 놓은 트렁크도 널찍하다. 트렁크 바닥에만 골프백 3개를 나란히 눕힐 수 있다고 한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이미 주말 귀경길 정체가 시작됐다. 지루한 여정을 잊기 위해 카오디오를 틀자 마치 작은 홈시어터인듯 살아 있는 음향이 귓가를 쩌렁쩌렁 울린다. 종전 차량에 비해 비싸진 가격만 아니라면 세단이건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건 차를 사려는 사람들 누구나 ‘첫 눈’에 반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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