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업황 부진에도 중형증권사 고공행진

대형사보다 고정지출 적고<br>특화된 모델로 꾸준한 수익<br>배당 성향도 높아 투자 매력


거래대금이 급감하며 증권업황이 부진하지만 불황 속에 실적을 낸 중형증권사들은 오히려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대형증권사보다 덩치가 가벼운 중형사들이 각자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에 몰두하며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KTB투자증권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4일 종가기준 3,850원으로 장을 마치며 올 들어 71.49%나 폭등했다. 미래에셋증권(4만8,700원)도 올 들어 주가가 36.8% 급등했고 동부증권(4,800원)도 32.96% 올랐다. 이 밖에 중형사인 신영증권(21.34%), 키움증권(10.53%), 교보증권(9.39%), 메리츠종금증권(9.29%)도 연초 이후 강한 주가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대형사인 현대증권(-14.98%), KDB대우증권(-6.67%), 삼성증권(-4.68%)의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중형사 주가상승의 원동력은 실적이다. 3월 결산법인인 KTB투자증권은 지난해 전 영업이익이 193억원을 기록해 영업이익이 2011년보다 82% 증가했고 동부증권도 영업이익 905억원으로 직전 년도보다 843.5% 늘어났다. 미래에셋증권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1,616억원을 기록해 31.6% 증가했고 메리츠종금증권도 영업이익 820억원으로 17.2% 뛰었다.

반면 대형사인 현대증권은 지난해 영업손실 239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고 삼성증권도 영업이익 2,291억원으로 직전 사업연도보다 21% 이상 수익이 줄었다. KDB대우증권도 영업이익 1,407억원으로 33% 이상 수익이 감소했다.


우다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이 급감하며 증권사들의 수익이 줄어드는 가운데 중형사들 위주로 높은 수익을 내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라며 "중형사들은 대형사들과 비즈니스모델이 달라 좀 더 시장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가 가능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김고은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도 "KTB투자증권이 유독 높이 뛴 것은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인 자회사 KTB네트워크가 정부의 벤처활성화 정책에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며 "또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대형사들은 지점이 많아 고정비 지출이 많지만 중형사들은 상대적으로 지점이 적어 돈이 덜 들어간 것도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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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배당 성향도 한 몫 했다. 연초부터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할 할 것이라는 예상들이 나오면서 배당수익률이 높고 실적개선을 보이고 있는 중형증권주들이 주목 받은 셈이다. 이 때문에 보통주보다 배당성향이 높은 우리투자증권우(22.96%), 신영증권우(15.9%), 한화투자증권우(12.09%), 동양증권1우(10.49%) 등 우선주들에 대한 투자도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부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의 배당수익률을 각각 6.20%과 6.03%로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배당수익률을 올리는 통신주(6.06%)와 맞먹는다.

조용준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형증권주들이 오르는 데는 금리인하의 원인도 있다"며"증권업황이 안 좋아지면서 일부 중소형사들의 주가가 과도하게 조정을 받은 상황이라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배당을 주는 증권주들에 투자매력을 느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 센터장은 "업황이 안 좋다고 모든 증권사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며 "중형사들 가운데 꾸준히 수익을 내며 기업가치를 높여가는 곳이 많아 앞으로 시장의 주목을 더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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