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수순의 중요성

제9보(131~161)



수순(手順)이라는 단어는 원래 바둑용어인데 지금은 일반적인 말로도 많이 쓰인다. '이별의 수순밟기'니 '복당의 수순'이니 하는 식으로 신문에도 등장하고 있다. 일정한 목적 아래 착착 진행되는, 명분과 모양새가 잘 갖추어진 과정을 말함이다. 바둑의 경우에 수순은 최고급의 기술 가운데 하나이다. 그것을 제대로 밟을 줄 모르면 잡을 대마를 놓치고 살릴 대마를 죽이고 이길 바둑을 패한다. 특히 묘수풀이의 경우에는 이 수순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윤준상이 수순 하나를 그르쳐서 이 바둑을 패하게 되는데…. 실전을 보자. 백54는 언제든지 선수라고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흑이 55를 게을리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말하자면 백54는 언제든지 백의 권리가 되는 곳이다. 그런데 타이밍이 문제였다. 윤준상은 백54를 먼저 두고서 비로소 56을 두었는데 이것이 수순착오였다. 백54로는 56부터 두었어야 했고 그랬더라면 백승이었던 것이다. 참고도1의 백1이면 흑2가 불가피하고 흑8까지는 절대수순이 된다. 그때 백9로 지켰으면 확실한 백승이었다. 만약 흑이 참고도2의 흑2로 반발하면 백은 백3 이하 9까지 밀고 들어간 후에 백11이 선수가 된다는 사실이 포인트이다. 흑12를 응수시켜 놓고 백13으로 넘을 수가 있다. 실전보의 진행과 비교해보면 참고도1은 3집의 차이가 있고 참고도2는 4집의 차이가 있다. 수순의 중요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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