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리스 엑소더스 주춤

유로존 이탈 가능성 낮아지자<br>펀드 유입 늘고 뱅크런 진정<br>증시도 5월 이후 30% 뛰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이탈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엑소더스' 현상이 주춤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그리스의 은행 예금과 주식ㆍ부동산시장 등에 관심을 보이는 국내외 투자자들이 늘면서 자금유출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 일부 자산으로는 자금이 순유입되는 모습까지 나타나고 있다.


펀드동향 조사기관인 리퍼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그리스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1,700만유로를 기록했다. 2010년 4,200만달러, 지난해 5,000만달러가 순유출된 데 비해서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8월 한달간은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로이터통신은 특히 아테네증시의 ASE지수가 5월 초 이후 30%가량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큰 수확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금이나 이머징마켓 주식, 석유, 해외 국채 등에 비해서도 높은 수익률이다.

은행에서 예금이 대규모로 인출되던 '뱅크런'도 잠잠해지고 있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기업 및 가계 예금 규모는 6월 1,505억8,000만유로로 5년 만의 최저치를 보였으나 7월에는 1,538억9,000만유로로 늘어났다. 이는 월간 단위로 3년여 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부동산시장에서도 그리스 정부가 긴축정책의 일환으로 보유부동산 매각에 나선데다 자금압박을 받은 부동산 주인들이 싼 값에 매물을 내놓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관광지로 유명한 미코노스섬의 경우 빌라 가격이 30%까지 떨어졌으며 건설비용도 30%나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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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그리스를 떠난 자금이 되돌아오는 것은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6월 안도니스 사마라스 총리 취임 이후 그리스가 구제금융 지원을 받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으며 그리스에 부정적이었던 독일 등 유럽 지도자들도 입장을 바꿔 그렉시트는 없다고 강조하는 점 등을 예로 들었다.

이에 따라 그렉시트 가능성을 90%로 분석했던 미국 씨티그룹은 이달 초 60%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영국의 거액자산가 대상 PB업체인 코츠의 투자전략가 조지어스 차푸리스는 "독일 쪽에서 그리스에 대한 입장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리스에 추가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11일 그리스 최대 상장기업인 코카콜라헬레닉(CCH)이 스위스 본사이전 계획을 밝히는 등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도 남아 있다. 또 그리스로 회귀하는 자금의 상당 부분은 외국인이 아닌 해외 거주 그리스인의 자금이라는 점도 한계로 지목되고 있다.

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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