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기획재정부 등이 발표한 '2012년 가계금융ㆍ복지조사'에서 눈에 띄는 점은 이른바 취약계층의 형편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빚을 보유한 가구가 늘어났다. 올해 3월 말 현재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비중은 64.6%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더 많은 가정이 빚 걱정에 시달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 가구의 평균 부채는 8,187만원에 달한다.
구간별로 살펴보면 전체 부채 보유 가구의 46.8%는 3,000만원 미만의 빚을 떠안아 비교적 부담이 작았으나 3억원 이상 부채를 보유한 가구도 5.4%에 달했다.
또 우리나라 가구의 10.7%는 1년 뒤(2013년 3월) 빚이 증가할 것이라고 응답했는데 주된 원인으로는 부동산 관련 자금 마련이 25.8%로 가장 많았고 생활비, 교육비, 부채 상환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또한 금융부채를 보유한 가구 중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가구는 68.1%에 달해 앞으로 가계부채 리스크가 경제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진단됐다. 이들 가구의 79.6%는 원금 상환의 부담으로 가계 저축 및 투자ㆍ지출을 줄이고 있다.
가구 소득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3월 말 기준 평균 가구 소득은 4,233만원으로 집계됐으나 연간 소득이 3,000만원에 못 미치는 가구가 전체의 40%를 넘었다. 또 1인 가구의 절반가량은 1년 동안 1,000만원도 채 벌지 못했다. 소득 상위 30%의 교육비 지출액은 하위 20%의 28배에 달해 교육 격차에 따른 소득 양극화가 공고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득을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4,827만원)의 소득이 여성(2,143만원)의 2.3배에 달했고 연령별로는 40대(5,395만원), 50대(5,150만원), 30대(4,595만원), 30세 미만(2,896만원), 60세 이상(2,340만원) 순이었다.
가구주의 종사상 지위로 보면 상용근로자(5,525만원), 자영업자(5,007만원), 임시ㆍ일용근로자(2,392만원) 순으로 많았다. 자영업자의 경우 소득 자체는 높은 편에 속했으나 평균 부채 보유액이 8,744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지난해 가구당 평균 가계지출은 3,069만원으로 집계 됐으며 이 가운데 소비지출은 2,311만원(75.3%), 비소비지출은 758만원(24.7%)이었다.
소비지출은 식료품 643만원(27.8%), 교육비 348만원(15.1%), 주거비 293만원(12.7%) 순이다. 식료품비 외에 연령대별로 소비지출 비중이 큰 항목은 40대는 교육비(687만원, 23.0%), 60세 이상은 의료비(142만원, 10.6%)였다. 통신비로는 40대(209만원)와 50대(196만원)가 200만원 안팎을 썼다.
비소비지출에서는 공적연금ㆍ사회보험료 237만원(31.3%), 세금 190만원(25.1%), 이자비용 180만원(23.7%) 등의 비중이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