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업주가관리] "경영부담.이미지악화 더이상 안된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IMF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올해 사상최고의 이익을 내고 있지만 생각지도 않은 고민에 빠졌다.이달들어 정보통신 관련주에 매수세가 집중 되면서 이들 기업들만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며 주가가 하늘높이 날아가고 있지만 여타 기업들의 주가는 시장에서 외면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의 주가는 연중 최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할 정도이고 신저가 종목이 속출하는등 정보통신 주가차별화라는 또다른 IMF주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정보통신주 강세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고 앞으로도 이같은 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기업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액면가(5,000원) 이하인 종목이 관리종목을 포함할 경우 전체 상장종목의 30%에 달하고 이례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인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차질이 빚어질 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 이외의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는 등 주가 관리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또 연말 주가를 최고경영자의 경영능력으로 평가하는 기업들은 IR(투자자관리)활동을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강화하고 있고 사상 최고의 실적을 바탕으로 고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26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들어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건수가 34건에 달하고 있다. 올들어 11월까지 자사주 매입 공시건수가 적게는 한달에 2건, 많게는 9건에 불과했으나 주가차별화가 심화된 이달들어서 급증한 것이다. 이와함께 우신산업의 경우 처럼 자사주 매입 공시를 두세번 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 자사주 매입 공시를 한후 주식을 매입했으나 주가관리에 실패하자 2차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것이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이같은 노력이 정보통신주 강풍에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자 허탈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동안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들이 대부분 중소형사에 그쳤으나 이달말부터는 대형사들도 주가방어에 부심하면서 자사주 취득을 계획하고 있다. 포항제철과 현대중공업, 한국가스공사가 그 대표적인 기업이다. 현대중공업은 저평가돼 있는 주가를 적정가격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펀드를 설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펀드가입을 위해 이번주중 자사주 취득신고서를 증권거래소에 제출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그동안 주가하락으로 실추된 기업이미지를 개선하는 한편 주당 5만2,000원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에게 보답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4일 주가는 자사주 매입 계획이 알려지면서 상한가를 기록하는 기쁨을 누렸다. 포철은 지난 24일 정보통신주의 강세에 힘입어 주가가 단기급등한 데이콤에게 시가총액 상위 5위 자리를 내주는 수모를 겪었다. 이에 따라 포철은 유통물량 축소를 통한 주가관리를 위해 3,329억원 규모의 자사주 편드를 설정하기로 공시했다. 또 한국가스공사는 24일 주가가 상장공모가인 3만5,000원보다 16.6% 하락한 2만9,200원을 기록하는 등 주가 안정이 발등을 불로 떨어지고 있다. 가스공사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회복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기업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과거에는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기업들을 펀드매니저들이 알아서 탐방을 했으나 이제는 상황이 역전돼 기업들이 기관투자자들을 모셔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 않아 발을 동동 굴리고 있다. S사의 주식담당자는 『주가가 경영진의 인사고과에 반영되는데 아무리 애를 써도 투자자들이 외면하고 있어 한숨만 나오고 있다』면서 『정보통신의 위력이 대단하고 시장의 논리가 이처럼 냉정한지 이번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정보통신주의 유탄에 맞아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조달이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된다』고 푸념했다. 이정배기자LJB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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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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