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역할을 맡았던 모든 사람들을 두고 통계적 정규 분포도를 표시해 보면 대부분 지도자들이 중앙부위에 몰려 두터운 층을 형성하는 모자 형태의 곡선이 나온다. 여기서 가운데에 분포하는 흔한 지도자상을 '최빈값 지도자', 양 극단에 위치하는 높은 영향력을 가지는 지도자를 '최극값 지도자'로 저자는 분류했다. 최빈값 지도자는 그 자리에 다른 누가 앉더라도 비슷한 결과를 가져오지만, 최극값 지도자는 그 역할을 대체할 사람이 거의 없다.
저자가 제시하는 지도자 선택 지침의 첫 번째는 '비여과형 후보자를 평가하는 경우, 생각 이상으로 그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라'는 것이다. 혁신을 불러올 것처럼 보이는 후보자이지만 인터뷰와 자기소개서로는 불충분한, 겪어봐야만 알 수 있는 정보들이 숨어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두번 째는 '최빈값 지도자들은 정상적인 여건에서 성공적인 지도자가 되기 쉽다'는 것. 지금의 상황이 정상인지 비정상인지부터 따지고 점검해 보는 것도 필요한 이유다.
세번 째는 '최고의 지도자는 대부분 비여과형 최극단 지도자에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다른 선택의 여지없이 최고의 지도자가 필요한 절박하고 어려운 상황이라면 비여과형 지도자를 선택하는 '모험'이 최고 지도자를 얻게 될 유일한 방법일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조언이다.
네 번째는 '비여과형 최극단 지도자는 지도자 여과 과정을 건너뛰는 자질 탓에 실패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비여과형 지도자를 만든 돌출적인 기질이 정작 그 자리에 올랐을 때 원만한 업무수행을 방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는 '여과형 최빈값 지도자는 여건이 변하면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이는 두 번째 지침과 일맥상통 한다. 최빈값 지도자, 즉 여과과정을 잘 거친 흔한 지도자들은 과거 상황에는 익숙하게 적응하지만 현재의 돌발상황이나 미래에 대해서는 서투른 대처를 보이곤 한다.
끝으로 '지도자 여과과정 통과에 장애가 되는 특질이 큰 성과를 가져오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곳 지금까지 특별한 성취를 이루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확실히 재능있는 인물을 무시하거나 버려서는 곤란하다는 의미다. 과거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해도 미래에 여건이 바뀌면 적합한 인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상황에 적합한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선택하느냐, 선택하지 않느냐에 따라 조직과 국가의 명운이 결정될 수도 있다"는 저자의 말은 긴 여운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