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G20기획단은 일회성 이벤트였나


"주요 20개국(G20) 기획조정단은 상시화되지 않고 내년 3월까지만 운영되고 폐지될 것 같습니다."(정부 고위관계자) 31일 만난 정부 고위 관계자에게 G20기획조정단 내년 예산이 '0'원인데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자 기자에게 돌아온 답변이다. G20기획조정단의 역할이 끝나 폐지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G20기획조정단을 운영하는 기획재정부는 나라살림을 책임지는 주무부처임에도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한 푼도 편성하지 않았다. 2년 전인 2009년 9월30일.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서울 G20정상회의 유치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유치성과와 의미를 발표할 만큼 고무됐던 분위기와 현재의 온도차가 너무 커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건국이래 최대규모라는 G20정상회의 개최는 우리나라 국제무대에서 주변부가 아닌 경제협력 논의의 주도권을 잡은 강국으로 우뚝 서는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했다. 서울 G20정상회의에서는 세계 각국의 불균형 해소를 위한 '경상수지 관리제'를 비롯해 개도국과 선진국 간의 개발 파트너십인 '서울 개발컨센서스'등 우리가 주도한 안건이 채택되며 성공적 개최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기대감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현재는 기대는 사라지고 우려가 진행형이다. 올해 초 G20정상회의 준비위원회는 예산과 인력이 삭감되며 G20기획조정단으로 축소됐다. 심지어 사무실이 없어 청사 밖 셋방살이 신세로 전락했다. 최근에는 내년 3월 폐지 방침까지 확정되며 현 정부의 치적 쌓기 일회성 이벤트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 정부의 또 다른 치적으로 내년 3월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 역시 같은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가 서울 G20정상회의 유치에서 개최까지 보여준 열정과 리더십은 역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다만 정부는 서울 G20정상회의 성과를 계승하고 상시화된 시스템과 조직을 만들어 차기 정부까지 이어지도록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는 G20정상회의를 치적 쌓기 일회성 이벤트로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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