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류 로드가 열린다] <1부> ④ 'K컬처 산업'의 미래전략

K팝서 캐릭터·패션·음식까지 한국을 '亞 콘텐츠 허브'로<br>정부 '亞뮤직벨트' 구축… K팝 전용공연장 조성<br>금융·마케팅 지원이어 해외 유통채널도 강화<br>엔터테인먼트 업계는 뮤지컬·드라마 제작<br>日·뉴욕에 한식당 등 부가사업으로 눈 돌려



#2017년 1월12일. 글로벌 프로젝트로 탄생한 다국적 아이돌그룹 '퓨처레알(Futur Real)'이 경기도에 위치한 'K팝 전용공연장'에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퓨처레알은 한국인과 중국인 등 아시아 출신 외에 프랑스계 흑인과 남미 출신의 멤버로 구성됐으며 한국과 미국의 음반기획사가 공동 레이블을 만들어 5년간의 기획기간을 거쳐 선보인 팀이다. 이날 수만여 관중 앞에서 펼친 화려한 공연은 유튜브를 통해 전세계에 실시간 생중계됐다. 데뷔 3개월 전부터 사전홍보가 시작된 퓨처레알은 이미 2017년 한 해 해외 공연일정이 꽉 차 있다. 2016년 10월에 열린 '아시아 뮤직마켓'에서 공개된 이들의 뮤직비디오를 본 세계 각국 바이어들의 요청으로 순회공연이 성사됐다. 따라서 이들은 한국을 중심으로 구축된 '아시아 뮤직벨트'를 따라 15개국 공연이 예정돼 있다. 또한 뮤직마켓에서 함께 선보인 ○○전자의 '퓨처레알 뮤직플레이어'도 2만개 사전판매가 이뤄졌고 이날 공연과 함께 일반판매가 시작됐다.

#2015년 한국 대학생의 아이디어로 태어난 강아지 캐릭터 '핑핑'과 고양이 캐릭터 '밍밍'은 '뽀통령'의 뒤를 이어 전세계 어린이들을 사로잡고 있다. 아이디어만 있을 뿐 제작자본이 없던 이들 캐릭터는 문화부가 지원하는 '산학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1억원을 지원받아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세상의 빛을 봤다. 첫 상영 후 북미와 중국 등지에서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이 애니메이션은 외국자본이 투입돼 장편 시리즈물로 재탄생했으며 정부가 후원하는 우수 만화 글로벌 프로모션에 힘입어 전세계로 퍼져나갔다. 최신판 TV시리즈에서는 이들 캐릭터가 한옥마을에서 벌이는 에피소드를 선보여 한국문화를 전세계에 널리 알렸다. ○○전자가 새로 선보이는 게임기에는 핑핑과 밍밍을 주인공으로 한 게임이 시험판으로 담겨 출시될 예정이어서 국산기기와 콘텐츠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앞으로 몇 년 후 한류의 활약상을 상상해본 가상 시나리오다. 가상이지만 머지않은 미래다. 한류를 기반으로 한 K컬처 콘텐츠가 전세계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관련 기업들이 연구개발(R&D)과 자본투자를 지속한다면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들이다.

◇한국을 아시아의 '콘텐츠 허브'로=문화체육관광부는 콘텐츠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글로벌 진출 지원 ▦기반(인프라) 조성 강화 ▦전략적 지원체계 구축 ▦공생발전의 생태계 구축 등의 정책 추진방향을 세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0일 관련 업계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지원사업 설명회에서 밝힌 주요 내용으로 콘텐츠 분야를 본격적인 산업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목표를 바탕으로 한다.


우선 문화부는 K팝을 필두로 한 한국을 아시아의 음악 허브 국가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와 함께 아시아 각국의 음악 네트워크를 연계한 뮤직벨트를 구축하고 지역ㆍ국가별로 차별화된 지원전략을 세우기로 했다. 또한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대응한 국제 공동제작 지원을 강화하고 KOTRA와 연계해 정보ㆍ컨설팅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과 마케팅 지원, 진출 준비단계부터 해외저작권 보호까지 연계해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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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전용공연장이나 방송채널 같은 글로벌 플랫폼의 해외 유통채널을 구축하고 제조업과 달리 콘텐츠 분야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R&D 부문을 강화하는 문화기술 연구 전담기관을 설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김갑수 문화부 콘텐츠정책관은 "미디어 플랫폼의 발전으로 다양화된 콘텐츠 신규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인 동시에 만화ㆍ캐릭터같이 소외됐던 콘텐츠 기간산업 지원으로 영화ㆍ애니메이션 등의 파생을 지원하는 계획"이라며 "콘텐츠 창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개발인데 우리 콘텐츠 업계가 전통문화와의 연계를 발판으로 K컬처의 확산까지 내다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K팝으로 시작해 K컬처 확산으로=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K팝, 나아가 K컬처의 헤드쿼터인 한국에서 해외시장을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는 "K팝이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하나의 장르로 인정받기 시작한 게 지난해라면 올해는 K팝이 확산되는 시기인 동시에 한국 대중음악뿐 아니라 패션ㆍ음식 등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다양한 문화가 K컬처로 전세계적 관심을 받는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해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음악 이외에 부가사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SMㆍJYP 등은 소속 연예인을 활용해 드라마나 뮤지컬ㆍ영화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는데 의식주ㆍ촬영장소 등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이들 콘텐츠가 한국의 브랜드 인지도나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여 K컬처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SM은 강남 압구정동에 처음 연 퓨전 한식당 '이테이블(e-table)'을 청담동으로 확장 이전하고 일본 도쿄의 한식당 '포도나무'를 리모델링하는 등 한식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한류스타가 사용하는 원음 MR 반주와 고화질(HD) 동영상 녹화시스템이 제공되는 노래방기기 '에브리싱(everysing)'을 지난해 12월 출시했다. 이 노래방기기의 경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도 이용할 수 있으며 오디션에도 즉석 응모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원더걸스와 2PM 등이 소속된 JYP엔터테인먼트도 뉴욕을 거점으로 한식 전문식당인 '크리스탈벨리'를 선보였다. JYP는 키이스트와의 합작회사 홀림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지난해 드라마 '드림하이'를 선보인 데 이어 현재 '드림하이2'를 제작 중이다.

한류스타로 한국문화를 알리는 데는 배용준의 키이스트가 가장 공격적이다. 한식 브랜드 고시레(高失禮)를 운영 중인 배용준은 한식도시락ㆍ김치ㆍ홍시ㆍ유자차ㆍ홍삼 등을 선보였다. 키이스트는 또 배용준의 에세이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을 기반으로 한 여행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신필순 키이스트 대표는 "중국은 외국 드라마에 대한 '쿼터제'와 '짝퉁' 상품, 불법 다운로드가 많다는 문제가 있고 동남아의 일부 소득 수준이 높지 않은 국가에서는 인지도에 비해 실수익이 낮은 편"이라며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로 접근해야 산업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으며 다른 분야의 소비까지 끌어내는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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