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박삼구회장 뚝심이 '최대어' 낚았다

대우건설 이어 잇단 인수…'M&A 강자' 자리매김<br>'라이벌' 한진 따돌리고 재계6위 GS그룹 바짝 추격<br>재무적투자자 도움등 인수자금 원활한 조달이 과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올해를 ‘500년 영속기업 기반구축의 해’로 선언했다. 박 회장은 또 연말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서울 신문로 신사옥을 찾아 “사무실이 모자랄 정도로 그룹을 키우고 싶다”는 의지를 내비쳤었다. 박 회장의 꿈은 이번 대한통운 인수로 성큼 현실로 다가왔다. 금호아시아나는 이제 대한통운을 품에 안고 항공ㆍ건설에 이어 육해공 물류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성장엔진을 확보하게 됐다. 그룹 측은 이날 “대한통운과의 상호 보완적인 물류사업 포트폴리오를 토대로 글로벌 선도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치밀한 준비가 대어를 낚았다=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에 이어 대한통운까지 잇따라 인수함으로써 자타가 공인하는 ‘M&A시장의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박 회장의 강력한 뚝심과 치밀한 준비의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박 회장은 지난 2006년부터 “대한통운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수차례 공개적으로 표명해왔다. 그가 대한통운에 갖는 애착이 그만큼 남다르다는 얘기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을 중심으로 착실하게 준비한 노력이 값진 결실을 맺었다”며 “계열사 간의 시너지 효과와 대한통운 발전방향 등을 담은 경영비전이 (법원으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입찰과정에서 1위인 금호아시아나와 차점자인 STX의 베팅금액은 큰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가격 이외의 평가에서 금호아시아나가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이번 인수 컨소시엄에 효성과 롯데 등 경쟁업체를 대거 포함시키고 대형 은행들을 재무적 투자가로 유치한 것도 대어를 낚은 배경으로 꼽히고 있다. 그룹 측은 일찍부터 오남수 사장을 주축으로 한 전략경영본부에 태스크포스(TF)를 세우고 인수작업을 준비해왔다. TF에는 박 회장의 외아들인 박세창 이사까지 가세해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인수작업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 인수로 자산 규모가 24조원을 넘어 재계 6위인 GS그룹과의 격차를 8,000억원선으로 좁히며 바짝 추격하게 됐다. 또 라이벌 기업인 한진(자산 22조2,240억원)을 완전히 따돌리는 부수효과도 거두게 됐다. ◇계열사 간 시너지효과 창출=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 인수로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게 됐다며 반기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복합물류와 아시아나항공ㆍ석유화학ㆍ타이어 등 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대한통운은 현재 육상ㆍ해상ㆍ항공운송 외에 항만 하역, 택배, 렌터카, 3자물류, 유통사업, 환경사업까지 펼치고 있다. 국내 500여개의 점포망과 200여개 해외 네트워크도 탄탄한 강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통운의 육상운송 및 포워딩 사업과 연계해 항공화물 확대가 가능하며 한국복합물류도 군포와 전남 장성, 경남 양산 등 기존 물류기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금호석유화학과 금호타이어는 중국 등 해외시장에서 대한통운이 물류수송 등을 담당하면 비용절감과 매출 증대라는 효과를 동시에 얻을 전망이다. 대우건설과 금호건설은 대한통운 및 물류 자회사들의 해외 물류인프라 구축에 적극 참여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우건설은 대수로 공사를 위해 리비아 정부와 합작한 ANC의 지분 25%를 확보하기로 합의했으며 대한통운의 지분(25%)까지 합칠 경우 50%의 지분을 행사, 향후 60억달러에 이르는 나머지 공사물량을 확보하고 대수로공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다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향후 운영은 어떻게 되나=금호아시아나는 대한통운 인수가 마무리되면 효과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글로벌 3단계 성장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다. 중국에 이어 베트남 등 아시아지역의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해외비중을 확대하고 신규 투자를 통해 글로벌 종합물류사업자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기존 사업의 안정성과 조직의 활력을 유지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대한통운이 글로벌 종합물류 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향후 운영방향을 밝혔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가 인수 후보군 가운데 자금력에서 가장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만큼 원활한 인수자금 확보 여부는 해결과제로 남아 있다. 자칫 그룹 전반의 자금 조달이나 사업 추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 현재 대한통운 인수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이 1조원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금호산업의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4,000억원과 대우빌딩 매각대금 5,000억원 정도다. 원활한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재무적 투자가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인수과정에서 금융단이 금호아시아나의 일부 계열사 신용도를 문제 삼아 인수주체 변경을 요구하는 등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을 정도다. 그룹 측은 일단 국민은행과 신한은행ㆍ우리은행ㆍ농협 등 시중은행을 재무적 투자가로 확보한 만큼 전혀 문제가 없다며 사학연금 이외에 다른 연기금이나 공제회와도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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