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19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라파에서 시위 군중에 헬기 미사일과 탱크 포탄을 발사, 최소한 10명이 숨지고 50여명이 크게 다쳤다.
사망자 10명과 부상자 대부분은 모두 10대 안팎의 어린이나 청소년이다. 현지 병원 관계자는 “부상자 중 13명은 살아날 희망이 없으며 23명도 치명상을 입었다”고 밝혀 사망자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난민 캠프 건물 파괴를 규탄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평화적 거리 행진에 가해진 것이어서 국제적으로 큰 파문이 일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라파 소개 ‘무지개 작전’ 이틀 만에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50여명에 달한다.
제에브 보임 이스라엘 국방부 부장관은 “학생을 포함한 많은 시민들이 죽은데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방송에 출연 “시위 행진이 접근하자 헬기가 경고 차원에서 공터에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계속 접근하자 탱크가 포탄 4발과 기관총을 버려진 건물에 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시위대가 정지 하지 않았으며, 시위대 속에는 무장 세력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시위대 한 가운데에 미사일과 포탄을 4발씩 발사했으며, 기관총 세례도 퍼부었다고 밝혔다.
이날 라파의 텔 술탄지역 주민 수 천명이 이스라엘군의 진압 작전에 백기를 들고 투항했다.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탱크로 마을을 포위하고 기관총을 쏘아 집을 버릴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나빌 사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장관은 “테러리스트들이 벌인 학살이며 테러리스트들의 전쟁 범죄”라고 비난하며, 국제 사법 제판소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계 의원들은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사울 모파즈 국방장관을 “스스로 (유대인을 학살한 독일의) ‘나치’임을 입증했다”며 “살인을 명령한 전쟁 범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격렬히 비난했다.
스콧 매클랠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건을 매우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이스라엘 정부에 해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용인할 수 없으며 잘못된 일”이라고 비난했으며, 루이 사파테로 스페인 총리도 이스라엘군을 비난하며 작전 중지를 요구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삶의 터전이 무너지는 데 평화 시위로 항의하는 주민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준현 기자 dejavu@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