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세를 보였다. 현대엘리베이터는 10일 7.13% 오른 8만2,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현대엘리베이터가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 독일계 기업과의 지분경쟁 가능성이 부각된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독일계 엘리베이터 전문 기업‘쉰들러 도이치란드’는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33.40%를 보유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현대엘리베이터와 제휴관계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현대엘리베이터 경영진과 긴밀하게 협의해 사업을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지만 현재 두 회사의 제휴관계는 전무하다는 게 현대엘리베이터 측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현대로지엠이 이달 들어 지분을 지속적으로 사들이면서 현정은 회장을 포함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은 50.09%까지 늘었다. 만약 유상증자 방식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라면 지분경쟁 방어용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유상증자를 지분경쟁으로 분석하기에는 섣부른 감이 있다며 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합병(M&A) 실탄 마련 차원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쉰들러와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의 지분율 차이가 16%포인트 이상이고 현대그룹은 현재 현대건설 인수자금 마련에 급한 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전용범 솔로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상선이 현대건설 인수를 위한 유상증자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의 유상증자는 M&A 자금으로 보면 된다”며 “현재 상황에서 지분경쟁을 논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유상증자를 지분경쟁 쪽으로 해석하면서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며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상선 지분(22.04%)만 1조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현재 6,000억원에 못 미치는 현대엘리베이터 시가총액이 1조원 언저리까지 올라가도 무리가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