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스크린에 담은 경계인들 이야기

탈북자 삶 그린 '무산일기' '댄스타운'<br>조선족이야기 '두만강' 등 잇단 개봉

설 명절에도 가족들과 한 자리에 모일 수 없었던 사람들이 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피붙이와 떨어져 '탈북자', '재일동포', '재중동포' 등의 이름으로 우리 주변의 경계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다. 지난해 '황해','의형제', '무적자' 등 상업영화를 통해 탈북자, 조선족의 삶을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던 한국 영화가 올해는 정초부터 이들의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난민의 삶이 결코 한 나라의 문제가 아닌 시대에 경계인의 이야기를 다룬 이들 작품들은 세계인의 관심을 받으며 세계 유수의 영화제 곳곳에 진출한 데 이어 이제 국내 관객들에게도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맨 먼저 개봉하는 작품은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의 다큐멘터리 '굿바이,평양'.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이주한 양 감독 가족은 70년대 초 북한이 재일동포 귀환 사업을 벌이자 더 나은 삶을 바라며 세 오빠들을 평양으로 떠나보낸다. 하지만 더 나은 삶은커녕 감시와 검열 속에 가족들을 만나기조차 힘들어지고 급기야 북한으로부터 입국금지령까지 받는다. 영화는 13년 동안 평양과 오사카를 오가며 '재일동포 2세'와 '평양이민 1세'등 경계인으로 살아온 양 감독 가족의 애환을 담았다. 14회 부산국제영화제와 60회 베를린 영화제에 초청됐던 작품은 3월 3일 개봉한다. 주민등록번호 125로 시작하는 이들은 '탈북자'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경계에서 살고 있다. 직접 연출ㆍ연기ㆍ각본을 맡은 영화 '무산일기'의 박정범 감독은 실제 친구였던 탈북자 전승철을 연기했다. 힘겹게 탈북해 다시 혹독한 남한 적응과정을 거쳐야 했던 청년의 모습을 담은 작품은 제 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뉴커런츠상, 제10회 마라케시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으며 5일 40회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 유일한 경쟁부문 상인 타이거상과 국제비평가협회(FIPRESCI)상을 거머쥐며 수상 행진을 이어갔다. 4월 개봉 예정. 오는 10일 열리는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된 전규환 감독의 '댄스타운' 역시탈북자 이야기다. 전 감독이 연출한 타운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으로 남편을 두고 북한을 떠난 탈북자 여성의 눈으로 그린 서울의 모습을 담았으며 3월 개봉한다.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작품 '두만강'은 두만강을 건너는 탈북자 모습과 두만강 인근에 사는 조선족의 모습을 담았다. 전작 '경계(2007)', '이리(2008)' 등을 통해서도 경계인의 삶에 대해 다룬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8회 파리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상과 학생상, 3회 러시아 이스트웨스트 국제영화제 최우수 감독상과 최우수 여자 연기상 등을 수상했다. '두만강'은 일반 극장에서 3월 개봉 예정이며, 한국영상자료원에서는 3월 1~10일 '두만강'을 비롯해 '중경(2007)', '망종(2005)'등 장 감독의 장편 6편을 상영하는 전작(全作)전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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