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 호화/G8회담 화두 부상/클린턴 “고성장·저인플레”자화자찬에

◎유럽국 “복지축소 따른 성장 불과” 절하/일도 “적자감축 등 구조개혁 시급” 일침「미국은 과연 세계경제의 모델이 될 수 있는가」 20일부터 미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는 8개국(G8) 정상회담에서 만나게될 서방 선진국 정상들에게 던져진 화두이다. 화두를 던진 이는 최근들어 연일 사상최고치 경신행진에 나선 다우지수만큼이나 한껏 콧대가 높아진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그동안 미국이 거둔 낮은 실업률과 높은 성장율이라는 눈부신 성과를 집중 홍보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그는 정상회담 참석에 앞서 『미국경제는 민간부문이 범세계적인 도전에 훌륭하게 적응해준 덕택에 세계인의 부러움을 한몸에 사고 있다』면서 『다른 나라들도 우리를 본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우리는 미국이 한 세대에 걸쳐 가장 건전하고 부강한 경제구조를 갖춘 시점에서 손님들을 맞게됐다』고 말했다. 사실 미국경제는 「더이상 경기사이클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할만큼 월남전이래 최대호황을 맞고 있다. 각종 지표가 이를 보여준다. 클린턴은 「고성장·저실업률·저인플레」로 특징지워지는 미국경제를 세계경제가 밟아야할 새로운 길로 내세우면서 나아가 자신이 민간부문에 대해 모험심에 충만한 기업가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취했던 정책을 알리고 싶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자존심 강한 유럽국가들은 이같은 견해에 별로 동감하지 않는 눈치다. 과거 회담장에서 재정적자를 감축하라며 미국을 몰아세우고 했던 이들 국가들은 지금은 자기네들이 재정적자를 대폭 줄이고 실업률을 내려야되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민들이 사회복지제도와 안정적인 일자리에 집착하는 유럽에서는 복지혜택을 축소하면서까지 성장을 추구하는 미국식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결국 세계경제의 경쟁구도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높은 임금을 제공받을 수 있는 많은 일자리를 어떤 방법으로 창출해낼 수 있을 것인가가 회담의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대미무역흑자 확대로 대미 저자세를 취하고 있는 일본도 속내는 미국을 비웃고 있는 듯하다. 미국측이 일본의 무역흑자감축을 위해 경제구조개혁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지만 엄청난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부터 구조개혁을 해야된다는 시각이다. 서로 남의 눈의 티를 보고있는 이같은 관점에서 볼때 아프리카 경제 성장전략을 놓고 미국과 프랑스가 벌이고 있는 신경전도 흥미롭다. 프랑스는 아프리카의 정치적 안정과 발전을 위해 미국측에 원조액을 크게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반해 미국은 관세 혜택, 부채 탕감, 차관 확대 등을 통해 무역량과 투자규모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쨌든 22일 아침 사흘간의 정상회담을 마친후에도 클린턴의 목에 지금처럼 잔뜩 힘이 들어갈지 아니면 기세가 한풀 꺾일지 주목거리다.<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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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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