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자투리펀드’가 최근 2년 새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지속적으로 청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신규펀드는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체 공모펀드내 자투리펀드 비중이 34.8%(772개)에 달해 2년 동안 14.6%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연초 금융감독원이 발표했던 연말 목표치(30%)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2011년초(1,373개)에 비하면 자투리펀드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증시 부진으로 청산되는 펀드만큼 매해 새로 설정된 펀드들이 자금 유치에 실패하면서 같은 기간 전체 공모형 펀드 수도 2,846개에서 2,219개로 감소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자투리펀드 청산 목표치를 채우지 못한 운용사에 신규펀드 승인을 보류하는 등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데다 장기간 이어진 펀드시장 침체 속에 운용사들의 신규펀드 출시도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투리펀드는 다양한 자산에 효율적으로 분산투자하기가 어렵다”며 “펀드 고정 비용 등 지출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등 투자자 보호가 어려워 지속적으로 정리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올해 말 전체 공모형펀드에서 자투리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을 20%, 내년말에는 10% 수준까지 줄일 계획이다.
하지만 상당수 중소형 자산 운용사들은 자투리펀드 청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자투리펀드 중 상당수는 원금 손실을 기록한 상품들이어서 청산 과정에서 투자자와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청산 시 투자자와 접촉하는 주체가 운용사의 신규펀드 판매를 결정짓는 증권사나 은행 등 판매사라는 점이다. 자투리 펀드 청산으로 애를 먹인 운용사가 새 상품을 가져오면 판매사 입장에서도 더욱 깐깐하게 심사를 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일부 판매사는“초기 설정액 100억원 이상을 모아올 것” 등의 조건을 내걸기도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일부 운용사는 그나마 성과가 좋고 성장성이 있는 펀드를 먼저 청산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펀드들 중에는 설정 후 2~3년 넘게 들어온 돈이 50억원이 안되다가 성과가 입소문이 나며 규모를 불린 경우도 많다”며 “소규모 펀드는 효율적인 분산투자가 어렵다고 하지만, 30억원 이상이면 오히려 규모가 큰 펀드보다 유연하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