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9월 8일] 공직 인사비리 뿌리뽑는 특별감사 돼야

감사원이 공무원 인사 전반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하기로 함에 따라 공직사회 전반의 채용 및 인사제도가 안고 있는 문제들이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딸 특채 사건을 계기로 공직사회에 편법 정실인사가 만연돼 있다는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이 같은 국민의 불신을 씻어야 한다. 특히 각 부처가 자의적인 기준에 따라 실시하고 있는 특별임용의 경우 공정성이 결여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처음 이뤄지는 공무원 채용 분야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가 돼서는 안 된다. 이번 감사 결과는 특채 비율을 50%까지 늘리기로 한 고시제도 개편안의 신뢰와 타당성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각종 특채제도에 공정성이 결여돼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특채제도는 전면 재검토될 수밖에 없다. 공정성과 신뢰성이 담보되지 않은 특채제도는 이번 외교부 장관 딸의 경우처럼 현대판 '음서제도(고려시대 5품 이상 고위관리 자식에게 관직을 주던 제도)'로 전락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엄밀히 따져 현대판 음서제도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선거를 통해 당선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경우 '특별채용'이라는 형식으로 무리하게 '자기 사람'을 심는 인사전횡을 일삼고 있다. 경력자ㆍ전문가ㆍ어학능통자 등의 자격조건을 내걸고 각 부처가 시행하고 있는 특채의 수혜자들은 상당 부분 외국 등에서 공부한 '있는 집' 자제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교부가 지난 7년간 특채한 인원이 외무고시의 4배인 612명이나 된다는 것은 특채제도가 관직의 대물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공정한 사회는 법과 원칙이 준수되고 기회가 균등하게 제공될 때 구현될 수 있다. 최근 인사청문회에서 여러 사람이 낙마한 것도 법과 원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시제도가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유지되고 있는 것은 균등한 기회 제공과 공정한 임용이라는 기준을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인재를 발탁하기 위해서는 채용방식의 다양화가 필요하지만 엄격한 기준과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렵다. 감사원의 이번 인사 특별감사가 공직사회의 채용비리를 척결하고 기회 균등과 법과 원칙이 지켜지는 인사관행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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