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산업 경쟁력/홍인기 증권거래소 이사장(로터리)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다양한 선택의 문제에 부딪친다. 학교, 직업, 배우자의 선택 등 살아가는 과정자체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좋은 선택은 결국 정확한 예측에서 비롯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이 대부분의 경제분야에서 시장원리가 중시되고 시장 흐름이 변화무쌍한 시기일수록 시장예측력은 대단히 중요하며 일상의 선택에서 오는 경제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것이 긴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예측이 중요한 분야중 하나가 또한 증권시장이다. 최근 증권거래소는 주가지수의 매매를 옵션(선택권)이라는 증서로 정형화시켜 금융거래상의 리스크(위험)와 리턴(수익률)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선택권이 매매되는 주가지수옵션시장을 금년 7월중 개설할 예정으로 현재 시험시장이 가동중이다. 주가지수 옵션은 선택권과 주가의 변동성이 결합된 금융상품으로 선물, 스와프등과 함께 대표적인 파생금융상품의 하나이다. 주가지수옵션시장이 개설되면 지난해 5월초 도입된 주가지수선물과 더불어 우리나라 금융시장도 본격적인 선진국형 파생금융시장 시대가 열릴 것이다. 미국, 유럽 등 금융선진국에서는 이미 80년대초부터 이러한 파생금융상품들이 소개되어 위험·수익률의 다양한 조합을 통한 새로운 금융기법과 금융상품의 제공으로 투자자의 다양한 요구에 최대한 부응하는 이른바 금융공학이 급격히 발전하고 있다. 최근 세계외환시장에서 하루 거래되는 외환선물만 해도 그 규모가 1조달러가 넘는다. 파생금융상품시장은 한마디로 정보 집약형의 서비스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수학자, 물리학자, 심지어 NASA(미항공우주국)에서 근무한 로켓사이언티스트들이 금융상품을 주문제작하여 주거나 가격예측모형을 개발하여 투자가들에게 서비스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이러한 첨단 지식과 컴퓨터 기술로 무장한 이른바 「일렉트로칼라」가 첨단금융산업을 주도함에 따라 파생금융상품을 일명 「슈퍼스타 비즈니스」라고 부르고 있다. 금융엘리트 중 파생금융상품이나 금융공학을 다룰 수 있는 사람은 미국이 10%가 넘는데 비해 일본은 이에 훨씬 못미친다고 한다. 이러한 차이로 일본이 선물시장을 도입하였을때 미국이나 유럽금융선진국의 기관투자가가 일본파생금융상품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일본의 기관투자가는 오히려 많은 손실(수업료)을 보았다. 이를 보고 일본을 금융 2등국이라고 개탄하는 일본금융학자도 많이 있다. 다행히도 우리에게는 미국의 유수한 대학에서 첨단 금융관련 분야를 공부한 인재들이 많다. 이제 금융산업은 과거 단순히 제조업을 뒷받침해주던 것에서 경제를 이끌어가는 첨단고부가가치의 리딩산업(선두산업)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 일본에 결코 뒤지지 않은 우수한 두되를 가진 고급인력을 십분활용한다면 국내 금융산업이 세계 금융시장을 리드해 나갈 날로 머지 않을 것이다. 파생금융상품을 이용한 금융상품의 다양화와 금융공학의 발전이야 말로 현대 금융산업의 지평을 열어가는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따라서 국내파생금융상품시장의 건전한 발전이야말로 우리 금융산업의 국제경쟁력향상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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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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