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11월 1일] 영화, 현실이 되다

영화 'ET'에 나오는 주인공 ET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상상해낸 우리 인류의 미래 모습이라고 한다. 검지로 버튼 하나만 누르면 뭐든 해결이 되는 미래.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알약 하나만 복용하면 하루치 영양소가 모두 공급되는 미래. 하루 종일 앉아 있고 혹시나 움직일 때도 무빙워크나 에스컬레이터ㆍ자동차로 움직이는 미래. 이런 생활이 가는 목과 큰 머리, 툭 튀어나온 배, 짧은 다리를 가진 ET의 모습을 한 인류라는 것이다. 이처럼 영화는 허무맹랑한 공상과학이 아닌 우리가 상상하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낸다. 아침에 일어나 잠시 침대에 걸터앉은 다음 소변을 보면 중앙 컴퓨터가 오늘의 건강과 기분 상태를 알려주는 것으로 링컨 6-에코의 아침은 시작된다. 이것은 21세기 중반을 배경으로 만든 영화 '아일랜드'의 한 장면이다. 또한 전혀 과학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에도 상상 속에나 있을 법한 과학이 나온다. 그것은 바로 주인공 해리의 보물인 투명망토. 이러한 상상 속의 물건들이 이제는 실제로 가능해지고 있다. 지난 2006년 미국 듀크대에서 빛의 일종인 마이크로파가 사물에 닿지 않게 하는 투명망토를 개발했다. 아직은 음파와 소리의 차단만 가능하고 이조차도 망토의 두께가 1m를 넘어 현실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연구팀 관계자는 조만간 해리포터처럼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그리고 운동복 상의에 부착된 심정박동기와 손목시계에 러닝 컴퓨터 기능을 부착해 개인의 연령, 체력 수준에 따라 운동 강도를 조절하고 과도한 운동에 따른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옷을 개발한 아디다스는 링컨 6-에코가 입은 것과 같은 옷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KT와 마산시가 시범 운영하고 있는 'U헬스센터'에서는 아일랜드에서처럼 아침마다 주치의 없이 첨단 기계로 건강 체크를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상상 속, 혹은 영화 속에만 가능해 보이는 일들이 이제는 우리가 직접 접할 수 있는 생활이 되고 있다. 어쩌면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미래, 혹은 10년 뒤에 우리는 영화 '백투더 퓨쳐 2'에 나오는 옷처럼 스스로 더러워지면 세척하고, 말리고, 사이즈를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옷을 입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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