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경기 정점서 추락한 과거와는 다르다"

증시 추가상승 기반 탄탄 <br>기업이익·간접투자가 상승원동력…힘 커진 기관, 증시선순환 이끌어


‘이제 사상최고치에 34포인트 남았다.’ 경기 회복세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식시장은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앞으로도 이 같은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확산되면서 사상최고치 돌파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부진 속에 강세장이 펼쳐지는 데 대해 “주가는 경기흐름에 앞서 움직이는데다 투자문화도 직접투자에서 적립식 펀드 등 간접투자로 바뀌면서 기관의 힘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는 등 시장의 질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주가는 경기흐름에 앞서 움직인다=경기는 여전히 부진한데 주가만 오르는 데 대해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문가들의 분석은 다르다. 28일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설비투자가 1개월 만에 하락 반전하는 등 소비와 생산증가가 투자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경기가 확실하게 회복되기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하지만 주가는 특별한 저항 없이 1,100포인트를 뛰어넘었다. 이 같은 주가와 경기의 불일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장이 경기보다는 기업이익 증가와 간접투자문화 확산 등을 바탕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또 경기가 소폭이나마 회복기미를 보이는 것 자체가 오히려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가는 경기에 선행하는 만큼 경기가 정점에 이르면서 주가가 오르는 것보다 더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과거 주가가 1,000포인트를 넘을 때는 예외 없이 경기가 정점을 치달았다. 이후 경기는 하락곡선을 그렸고 주가 역시 바로 고꾸라지면서 매번 500포인트에서 1,000포인트 사이를 헤매는 박스권 장세가 연출됐다. 따라서 순수하게 기업이익과 적립식 펀드에 힘입은 유동성에 의해 주가가 오른 만큼 앞으로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최소한 2~3년 동안은 이 같은 강세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기관 매수여력 급증, 증시 선순환 이끌어=이번 강세장의 가장 큰 특징은 물밀듯이 들어오는 개인의 간접투자자금에 힘입어 기관의 매수여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이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지난 5월 이후 투자자별 지수 견인력을 조사한 결과 기관이 1,000억원을 순매수하면 지수가 5.40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60포인트의 상승효과를 내는 외국인을 앞지른 것으로 국내증시의 새로운 현상이다. 개인은 0.92포인트였다. 이는 앞으로 기관이 6,000억원 정도만 더 사주면 지수가 사상최고치를 돌파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 이에 힘입어 지수 변동성도 크게 줄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매달 지수변동성(당일 지수 등락폭을 전일 지수로 나눈 값)이 1%대에 달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0%대로 줄었다. 증권선물거래소측은 “주식형 수익증권 수탁액이 증가할수록 지수 변동성이 줄어들었다”며 “이는 간접투자 확대와 주가상승이 서로 밀어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상최고치 돌파 초읽기=1,100포인트는 심리적으로는 저항선 역할을 할 수 있어도 기술적으로는 매물이 많지 않고 주가를 끌어올리려는 ‘유동성의 힘’도 커 별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보다는 94년 11월8일의 사상최고치인 1,138선이 일시적이나마 저항선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 지수 역시 일시적인 진통이 수반되더라도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흐름은 이미 역사적 고점을 찍어보자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며 “오르는 과정에서 일부 조정을 받더라도 역사적 고점 경신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도 “조정이 있을 만하면 호재가 나와 기존 강세 흐름이 연장되고 있다”며 “주도주 하나가 증시를 이끌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주도주들이 시장을 받치고 있어 지수는 많이 올랐지만 여전히 시장 분위기와 흐름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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