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월가의 전문가들은 뉴욕 증시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 현저한 견해차이를 드러냈다. 존 프라빈 프루덴셜 수석 투자전략가는 “금리인하 효과로 다우지수가 연말까지 1만4,000 고지를 재탈환하고 1만4,300 이상 갈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마크 잰디 무디스닷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의 수준을, 손성원 LA한미은행장은 “경기침체와 신용위기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우지수가 1만3,000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약세장을 예측했다.
하지만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결정하는 이달 말까지 뉴욕 주식시장이 어닝시즌을 맞은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경제지표에 따라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것이란 단기 전망엔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프라빈 수석 투자전략가는 “지난 9월의 0.5%포인트 금리인하와 4ㆍ4분기 중 추가 금리인하로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불식될 것”이라며 “금리인하 효과로 주식시장은 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74년 이후 14번의 금리인하가 단행됐는데 경기침체에 빠졌던 81년과 2001년을 제외하고 주식시장은 금리인하 후 3개월ㆍ6개월ㆍ12개월마다 상승세를 펼쳤다”며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고 연착륙할 것이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랠리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는 “단기적으로는 예상보다 부진한 기업 실적이 발표될 때마다 주가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신용위기도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미 증시에서 주가의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주가는 중ㆍ단기적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달 말 FRB가 경기침체에 대비해 0.25%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며 “금리인하 후 주가는 반등하겠지만 다우지수 1만4,000을 재탈환할 정도로 강한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성원 LA한미은행장은 좀 더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손 행장은 “FRB는 이달 중 금리를 인하하지 않고 경제상황과 금융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면서 “설령 금리를 0.25% 인하해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는 경기침체에 빠지느냐 여부를 가리는 중대한 길목에 서 있기 때문에 주가의 변동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며 “통상 이런 시기에는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감으로 인해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저성장)에 빠질 수도 있다”며 “이에 따라 연말 주가는 현 수준보다 더 떨어져 1만3,000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뉴욕=권구찬특파원 chan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