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엔강세… 경쟁력회복엔 미흡/엔­달러환율 내년말 백엔대로

◎지나친 달러강세 조정국면/1불=90엔돼야 수출 도움엔화의 대미달러환율이 8일 동경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1백11.90엔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의 뉴욕시장 종가인 달러당 1백14.27엔에 비하면 3일만에 2%가량 급락한 셈이다. 이처럼 엔화가 강세로 급변한 것은 일본의 총선과 미국 대통령선거가 끝나면서 양국의 기존 경제정책기조가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기저에 깔려있다는 게 외환시장 전문가의 지적이다. 때문에 최근의 엔화환율 하락을 엔­달러환율의 새로운 방향설정, 다시말해 「달러강세­엔화약세」라는 기존추세가 다시 달러약세의 과정으로 바뀌는 시각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이같은 점은 엔화환율 급락을 촉발시킨 미·일 주요인사들의 환율관련 발언에 짙게 깔려있다. 지난달 31일 도요다 일본 경단련회장의 『미 달러화의 추가적인 강세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달러당 1백∼1백10엔수준이 적정수준이다』라는 발언을 시작으로해서 미국의 벤슨 전 재무장관의 『일본 엔화에 대한 미달러화의 추가적인 강세는 미국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다』는 발언 등으로 엔화환율의 방향이 새로이 설정될 분위기가 조성됐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사카키바라 일본 대장성(재무부) 국제금융국장이 지난 7일 『미달러화의 엔화에 대한 강세 조정국면은 끝난 것으로 보이며 대장성은 엔화의 추가적인 약세를 유도하지 않을 것이다』는 발언이 엔화환율 하락의 기폭제가 됐다. 거시경제의 측면에서도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인플레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이 점차 희박, 달러화 강세의 요인이 줄어들고 있다. 지난 3·4분기 미국의 GDP성장률은 2.2%를 기록, 전분기의 4.7%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반면 종합적인 물가지표인 GDP디플레이터 상승률은 1·4분기의 2.2%, 2·4분기 1.8%, 3·4분기에는 1.6%를 기록,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미련준의 인플레 억제를 위한 금리인상 가능성은 더욱 줄어들게 됐다. 엔­달러화 환율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중의 하나가 미일간 금리차인데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줄어들게 되면 달러화 강세요인중의 하나가 사라지기 때문에 엔화환율의 하락압력을 받게 된다. 일본의 입장에서도 이미 지난해 4월 달러당 80엔선까지 육박했던 엔화의 초강세에 대응, 기업들이 대거 해외로 탈출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엔화의 지나친 약세는 오히려 해외진출한 기업들에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다. 더구나 향후 일본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진입하게 되면 엔화약세가 더 이상 유지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는 점도 환율전망을 대대적으로 수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송치영 한국금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엔화의 대미 달러화 환율이 급락하는 것은 그동안 너무 많이 오른데 따른 반락의 성격이 짙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엔화의 강세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송부연구위원은 이에 대한 배경으로 『미국 경제가 수출촉진을 내세운 클린턴의 공약등을 고려할때 달러화 강세를 계속 버틸 수 없고 일본의 무역수지 흑자도 크게 줄어든데다 내년에는 일본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일본의 금리가 올라 미·일간 금리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며 내년말께 엔­달러화 환율이 1백5엔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이같은 엔­달러의 반전추세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것이냐는 것이다. 우선은 엔약세보다는 엔강세가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달러당 1백엔선으로는 우리 경제의 대외 경쟁력회복에 큰 도움이 안되리라는 지적이다. 일본기업들의 경쟁력 한계가 달러당 90엔선내외에 맞춰져 있는 현실을 감안 할때 엔강세기조가 지속 되더라도 우리 수출에 큰 도움은 기대키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김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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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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