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마불정제(馬不停蹄)'를 새로운 화두로 내세우며 위기의식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 17주년 기념일인 7일 사내 인트라넷인 `마이싱글'과 사내방송을 통해 '말이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을 담은 '마불정제'를 임직원들이 가져야 할 자세로 제시했다.
삼성은 이날 사내 인트라망인 '마이싱글'에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최근 발언을 소개하며 "세계 1위가 되기 위해 달려온 신경영 17년. 지금은 안주할 때가 아닌 마불정제할 때"라고 역설했다. 초일류로 도약하기 위해 17년 동안 달려왔고 그간 의미 있는 성적을 냈지만 아직도 멀고 험난한 도전의 길이 남아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삼성은 이날 12분 분량으로 기획된 사내방송을 통해서도 신경영 정신을 소개하며 "변해야 산다. 어느 기업이든 한순간에 흔들릴 수 있다. 초일류 기업만이 살아남는다는 어느 시대에나 평범한 논리가 지금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사내방송에는 김순택 삼성전자 부회장(신사업추진단장),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등 경영진이 직접 출연해 마불정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이 회장은 항상 10년, 20년 이후를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해왔다"면서 "앞서 내놓은 신수종 투자 발표는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 기회를 선점하자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
삼성의 한 고위관계자는 "17년 전의 신경영 선언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화두"라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 신경영의 정신"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핵심 경영진을 소집한 뒤 "마누라와 자식 빼곤 다 바꾸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며 이른바 신경영 선포했다. 이 회장의 신경영은 그 뒤 인재경영과 창조경영 등으로 발전되면서 지금도 삼성그룹의 핵심 경영철학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