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수수료 경쟁에 해외주식중개 고사 위기

"수익구조 악화로 부서 축소·사업 접을 수도"

증권사들의 해외주식중개 서비스가 수수료 경쟁에 꽃도 피기 전에 고사할 위기에 처했다. 최근 증권 업계 침체의 주원인 중 한 가지로 지목되고 있는 '저가 수수료 경쟁→서비스 질 후퇴→수익 구조 악화'의 악순환 고리가 증권사들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해외주식중개 서비스에서도 똑같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의 해외주식중개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하는 해외주식중개 서비스 수수료를 과도하게 떨어뜨려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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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거래 물량이 많은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등을 제외한 운용사·보험사·연기금 등 기관 상대 해외주식중개 서비스 수수료(미국 기준)는 2년 전만 하더라도 0.15~0.20% 수준이었으나 최근에는 0.10~0.12% 수준으로 50% 이상 떨어졌다. 해외주식거래 물량이 많은 국민연금과 KIC 등의 수수료는 0.03%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거래 물량이 적은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중개 서비스 수수료는 기관보다 다소 비싼 0.25%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주식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 증권거래소의 시세 정보 라이선스 비용과 이를 구축하기 위한 전산 비용, 현지 브로커리지 비용 등이 들어간다"며 "거래 물량이 많으면 수수료가 다소 싸더라도 부담이 덜하지만 거래 물량이 크지 않은 기관들이 무리하게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면 부담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후발 주자들이 고객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개인투자자보다는 기관투자가 중심으로 영업을 하면서 기관투자가들에게 저렴한 수수료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기관을 상대로 한 자리 수준의 수수료까지 제시하는 곳도 있어 갈수록 영업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수료 싸움에 해외주식중개 서비스의 질도 악화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 가격이 싸지면 추가 리서치 자료 제공도 힘들어지고 하이터치주문이나 알고리즘주문과 같은 주문도 다양하게 할 수 없다"며 "결국 증권사들이 단순 브로커리지 역할 이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기관 입장에서도 손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증권사 입장에서 수익이 나지 않으면 관련 부서 인원을 축소하거나 아예 사업을 접을 수도 있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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