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난 우량기업까지 확산 우려오는 4월부터 증권회사의 회사채 신규 지급보증업무가 전면 중단된다.
이에 따라 최근 삼성전자가 무보증회사채 발행에 실패하고 유공·대우·동양시멘트 등의 무보증채 수익률이 은행보증채보다 높은 금리를 적용받는 등 한보사태 이후 최우량 대기업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자금수급 경색현상이 더욱 심각해져 기업들의 자금조달이 한층 더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재정경제원은 10일 오는 4월부터 증권회사에 대해 신규 지급보증 업무를 전면 중단하고 기존 지급보증 회사채의 차환발행분에 한해 보증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해 증권사의 지급보증업무를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재경원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회사채를 인수하는데 과당경쟁을 벌여 기업내용에 대한 정확한 분석없이 지급보증을 취급, 기업신용 위주로 형성돼야 할 회사채시장이 보증채 중심으로 왜곡되는데다 대지급금 증가로 증권사의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경원의 이번 조치는 금융산업 개편과 회사채시장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나 일시적으로 금융시장의 급격한 경색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된다.
한보사태 이후 시중은행 및 보증보험사 등 보증금융기관이 지급보증을 기피함에 따라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접근이 용이한 증권사의 지급보증에 의존해왔다.
지난해말 현재 증권사의 회사채 지급보증 규모는 전체 지급보증잔액 57조8천2백억원의 18%수준인 10조4천6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한편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내 최대 민간기업인 삼성전자는 최근 1천억원 규모의 무보증회사채를 발행했으나 당초 제시한 수익률이 시장수익률과 0.03%포인트 가량 차이를 보이자 이를 재인수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부터 한국보증보험 등의 보증을 받아 회사채를 발행해왔으나 무보증회사채를 발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최창환·이기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