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강퉁이 시행되면 국내 기업과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 업체들을 살펴보고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박기현(사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7일 유안타증권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후강퉁 시대의 투자전략으로 같은 업종 내 경쟁관계에 있는 한중 업체 비교 투자를 꼽았다. 한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업종 중 한국 기업이 부진한 업종은 중국 기업이 약진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박 센터장은 "과거에는 철강·조선 업종만 한국과 중국이 직접적 경쟁관계였지만 최근 중국이 소비재 분야도 정책적으로 육성하면서 국내 업체와 경쟁구도에 놓이는 업종이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철강 업계의 경쟁관계인 포스코와 바오산철강을 비교해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전 업종으로 투자전략을 확대한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가들의 중국 증시에 대한 공매도는 막아놨기 때문에 롱쇼트전략(상승 예상 종목을 매수하고 하락 예상 종목을 매도해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전략)을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박 센터장은 "앞으로 중국 시장이 더욱 개방되면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과 중국의 상장사들을 대상으로 롱쇼트전략을 활용한 투자상품도 생길 것"이라며 "제도 시행 초기에는 한국과 중국의 기업 중 더 매력적인 기업의 주식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중국 증시에 후강퉁 시행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후강퉁 시행 직후 단기적으로는 부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박 센터장은 "지난 9월 이후 주요 신흥국 주식 시장이 부진했지만 중국만 후강퉁 기대가 선반영돼 상승했기 때문에 막상 후강퉁이 시행되면 수급적 이유로 부진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 증시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리스와 포르투갈 다음으로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하락할 가능성은 적고 장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몰릴 가능성이 높아 투자기간을 1년 이상으로 잡는다면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는 후강퉁 시행 직후 상하이·홍콩·대만의 현지 리서치 인력들이 작성하는 후강퉁 종목 리포트를 국내 투자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매수 추천 종목과 주목하고 있어야 할 종목 리스트인 '워치리스트'도 서비스하고 주요 기업들의 공시 및 뉴스도 한국어로 번역해 국내 투자자들이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만 유안타증권 현지 리서치센터는 후강퉁 수혜 종목으로 상하이A주와 홍콩H주 간 가격차이가 있는 종목을 추천한다. 가격차이가 나는 종목들은 후강퉁이 시행되면 결국 가격이 같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A주에서는 군사, 중국 주류, 중국 의학 관련주, 홍콩H주에서는 카지노와 인터넷 선두 기업이 유망하다고 보고 있다.
박 센터장은 "다른 증권사들은 중화권 증권사와 제휴를 맺어 후강퉁 서비스를 하기 때문에 실시간 대응이 어렵지만 유안타는 모회사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시장처럼 리서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국내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한국과 중국 기업을 비교하는 '후강퉁 가이드북'을 다음달부터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