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수도권 및 충청권에서 2회 이상 토지를 매입한 개인이 2만3,854명으로 이들이 사들인 땅은 여의도면적(89만평)의 50배에 가까운 4,339만평(1억4,344만6천㎡)에 달한다.
이중 2,000평 이상을 사들인 사람도 1만2,005명이나 됐다.
특히 세살박이 등 미성년자 239명도 101만3,000㎡(30만6,000평)를 사들였다. 또 지난해 국세청에 투기혐의로 통보됐던 사람 중 5,081명이 또다시 2,609만4,000㎡(789만여평)를 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건교부 류윤호 토지국장은 “이들을 모두 투기자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국세청이 실수요자와 투기자를 선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지 매입이 취미(?) = 서울에 거주하는 A씨는 충남 태안, 서산, 당진 일대의 전답임야와 인천 강화군 일대 전답을 9개월 동안 34차례에 걸쳐 24만616평을 매입했다. 또 서울 사람인 B는 인천 강화군 일대의 전답임야를 33회에 걸쳐 3만2,478평을 사들였다. 서울 거주의 C씨는 충북충주시 일대 전답을 23회 동안 76만7,748평을 사들이며 최대의 매입규모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D씨는 인천 강화군 일대 전답임야를 23회에 걸쳐 1만7,962평을 매입했다.
조사기간이 9개월인 점을 감안하면 불과 6~8일마다 한번씩 땅을 산 셈. 이들이 이처럼 여러 번에 걸쳐 땅을 매입한 것은 농지나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거래 시 허가를 받지 않기 위해 최소단위로 거래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E씨는 단 한번에 충남 태안군 일대 논 50만2,668평을 사들이며 `큰손`임을 자랑했다.
◇배짱 투자자도 5,000명 넘어 = 건교부가 지난해 10월 수도권, 천안, 아산, 제주도에서 2회 이상 2,000평 이상 토지를 매입한 사람 3만3,629명을 국세청에 통보했는데 이들 중 5,081명이 이번에 국세청 통보 대상에 또 올라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수도권 및 충청지역에서 789만 여 평을 추가로 매입하는 `강심장`을 과시했다.
이들은 특히 경기도와 충청권을 집중 공략했다. 경기도 지역에서 558만 여 평을 사들였고 충남지역에서 129만 여 평, 충북지역에서 45만 여 평, 대전시에서 2만 여 평을 추가로 매입했다.
◇미성년자를 통한 토지매입도 성행 = 일부 투자자들은 이들 지역의 토지를 매입하면서 미성년자들을 동원했다. 건교부 관계자는 “자녀들에게 증여를 하거나 일정 규모 이상 토지를 취득할 수 없다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미성년자를 동원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들 지역에 토지를 매입한 미성년자는 총 239명으로 면적은 30만 여 평에 달했다. 특히 2회 이상 매입한 미성년자는 16명에 달했다. 서울지역에 거주하는 세살박이 I군은 충남 보령시 일대 임야 1만6,122평을 사들였고 8세인 H군은 충북단양군 일대 임야 2만9,715평을 사들였다.
또 서울에 사는 11세의 J군과 13세의 K군은 각각 경기 용인시 및 충남 예산군 일대에서 임야 1만2,288평과 1만1,250평을 매입했다.
<이정배기자 ljb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