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택배업체 요금 인상 카드 만지작

물량 늘었지만 영업익은 고작 1~2%<br>"택배 가격 현실화해야" 공감대 형성<br>온라인몰등에 가격 인상 협조공문 띄워



대형 택배업체들이 택배요금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치열한 택배 단가인하 경쟁에 섣불리 인상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지만 '앞에서 벌고 뒤로 밑지는'식의 영업은 피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고유가에 각종 가공식품 값이 잇따라 오르는 상황에서 택배요금까지 인상될 경우 기업및 소비자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택배회사들이 거래처에 가격 인상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 현대로지엠은 지난달부터 이른바 '30-100'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거래처에 평소보다 30분 먼저 도착해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요금 100원 인상 협조를 부탁한다는 내용이다. 현대로지엠 직원들은 고객사를 직접 방문해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 특히 노영돈 현대로지엠 사장이 직원들의 캠페인 활동을 적극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지엠의 한 관계자는 "요즘 택배업계가 어려운 상황이라 고객사에 100원 인상 의향을 물어보는 것"이라며 "인상 결정은 고객사 선택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전라도 광주 지역 한 고객사에서 100원 인상에 응해줬다"면서 "향후 요금 인상에 협조해주는 고객사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를 시작으로 택배 요금 인상 분위기가 조성돼 이를 이어 경쟁업체도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커 보인다. 요금인상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택배사의 수익악화 때문. 지난해 국내 택배 물량은 10억 6,000만 상자로 전년 대비 10%가량 늘었다. 올해는 12억1,000만 상자로 14%가량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예측하고 있다. 반면 택배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1~2%수준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택배 요금이 업체간 점유율 경쟁으로 최근 5년간 인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택배 요금은 상자당 2007년 2,516원에서 2008년 2,477원, 2009년 2,382원, 2010년 2,235원, 올해 4월 현재 2,187원으로 해마다 하락세다. 이는 업체들이 섣불리 가격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구조가 원인이다. 택배업체 수가 워낙 많아 공급 과잉인 상황에서 단 돈 100원 인상으로도 거래처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철저히 '을'의 입장인 택배회사가 요금 인상 얘기만 꺼내도 고객사에서 업체를 바꾸겠다는 얘기를 꺼낸다"고 토로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저가 경쟁으로 낮아진 택배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대한통운과 한진 등은 최근 택배 물량이 많은 온라인 쇼핑몰측에 가격인상 협조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CJ GLS는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은 없지만 현재 수준 이하로 택배 요금을 낮추지 않는다는 것이 내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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