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간증시전망] 610붕괴 가능성도

이번 주 주식시장은 미국 경제지표 악화, 이라크 전쟁위기 고조, 기업실적 악화 우려 등 `트리플 악재`에 휩싸여 저점을 더욱 낮추는 약세가 우려된다. 특히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지수가 경제지표 악화와 기술주 실적에 대한 우려 등으로 급락하면서 그동안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400포인트가 무너진 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나스닥지수는 3.34%나 크게 하락했고 다우지수도 1.28% 떨어졌다. 여기에 북핵 변수와 환율급락세ㆍ고유가 등의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이라크 전쟁 가능성이 다시 수면위로 떠올라 지수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이번 주 종합주가지수 610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610~620선에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도 있지만 투자심리가 워낙 불안해 상승세로 방향을 돌리기에는 힘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익을 낸다는 전략으로 주식비중을 확대하기 보다는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한 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도 저평가 가치주 중심으로 종목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갖출 것을 권했다. ◇다시 살아난 미 경제지표 및 실적 악화 망령과 전쟁위기감=지난 주말 미 증시가 크게 떨어진 것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이번 주에 발표될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전망을 낮춘 데다 무역수지ㆍ소비자신뢰지수ㆍ산업생산 등 경제지표도 예상과 달리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기술주에 대한 실적악화 망령이 되살아나고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이번 주에도 미국 및 국내 주요기업이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을 발표해 그 결과에 따라 증시가 춤을 출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경우 이번 주 S&P 500 기업들 중 128개가, 다우편입기업 8개사가 실적을 발표한다. 특히 오는 23일 마이크로소프트ㆍ노키아ㆍAT&T 등이 실적을 발표해 어닝시즌의 피크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인텔의 실적 발표에서 나타났듯 이미 시장에 반영된 지난해 4ㆍ4분기 실적보다는 올해 1ㆍ4분기 전망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했다. 또 발표결과가 증시에 우호적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내 기업의 실적발표도 시장의 상승모멘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국민카드ㆍ옥션, 22일 SK텔레콤, 29일 삼성SDI 등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지만 올해 1ㆍ4분기에 대한 기대가 낮아진 상황이라 주가를 상승세로 이끌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코스닥 등록기업인 국민카드의 적자규모에 따라 국민은행의 4ㆍ4분기 실적이 좌우될 것으로 보여 국민카드의 실적발표는 금융주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전쟁 우려감도 시장에 하락압력을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엔(UN)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내 화학탄두 발견은 이라크 전쟁 가능성을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에도 이라크 전쟁 관련 뉴스들이 시장의 대외변수로 작용해 한ㆍ미 증시를 약세로 이끌 것으로 분석했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은 “중동지역의 전운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기업실적 및 경제지표 발표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한레?주식 시장은 이번 주 조정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허약한 증시체력도 부담=대외적인 악재에 시달리는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내기 위해서는 내부 유동성이 보강되야 하는데 이 역시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이 9ㆍ11 테러 때보다도 줄어들어 있는 상태다. 고객예탁금은 올들어 꾸준히 줄어 지난 16일 기준으로 7조7,13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일 보다 4,203억원이나 줄어든 수치다. 아울러 기관투자가의 매수근간이 되는 주식형 수익증권에서도 자금이 계속 유출돼 수급을 악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의 매수세도 약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시체력이 워낙 약해 얼마되지 않는 프로그램매물에도 지수가 급락하는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리스크관리를 최우선으로 해야할 듯=이번 주에는 무엇보다도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지지선이 확보되는 지를 먼저 확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또 투자전략으로는 지수하락을 염두에 두고 저평가 가치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짜야한다고 권했다. 지난 주 내수주가 선별적으로 상승한 것도 염두에 둬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오현석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약세장에서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다고 해도 상승폭이 적을 것”이라며 “외국인 선호 내수우량주나 이익모멘텀이 확실한 석유화학ㆍ철강 등 연초 반등을 이어가고 있는 종목들로 관심대상을 좁혀야 한다”고 말했다. ◇코스닥 투자심리 악화 심할 듯=코스닥시장도 거래소시장과 마찬가지로 대외변수 영향으로 인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주말 나스닥의 급락은 주초 코스닥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손범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국제 정세 불안과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 겹쳐 보수적 투자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나스닥시장이 급락해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충분한 가격 조정이 이뤄질 때까지 무선 인터넷 등 성장성 테마주에 대한 매수 시점도 한 템포 늦춰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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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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