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현대차 실적악화가 주는 경고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실적은 경영환경 악화에도 아랑곳 하지않는 노조의 파업 폐해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매출 27조3,354억원, 영업이익 1조2,344억원, 당기순이익 1조5,226억원으로 여전히 조 단위 수익이니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용을 보면 그게 아니다. 매출과 이익이 모두 전년보다 줄면서 실적 악화가 2년째 이어졌다. 특히 경영환경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 지금과 같은 노사행태를 보면 실적부진이 자칫 추세로 굳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현대차 고전의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다. 매출은 0.2% 줄었는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10.8%, 35%나 떨어진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차는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영업이익이 1,000억원 정도 줄어든다고 한다. 지난해 초 1,010원이던 환율이 연말 929원으로 떨어졌으니 이익감소는 불가피했다. 경쟁국인 일본의 엔화 환율은 올라 현대차는 더욱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상황이 어려워지면 노사가 힘을 합쳐 극복하려 해야 마땅한데 현대차는 반대였다. 노조는 정치성 장기파업을 벌였고 그로 인한 생산손실액은 1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게 경영에 더욱 깊은 주름살을 패이게 만들었음은 두말할 것도 없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은 연례행사가 됐다. 노조 창립이후 20여년간 파업이 없었던 해는 딱 1년 뿐이었다. 지난해 성과급 문제로 올해도 새해벽두부터 시무식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파업을 했다. 상습파업에는 회사측 잘못도 크다. 법과 원칙을 내세우면서도 뒤로는 이런저런 명목으로 파업임금을 보전해주거나 노조간부에 뒷돈을 주는 등 비위 맞추기에 급급했다.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오죽했으면 소비자들이 회사나 노조나 똑같다며 인터넷을 중심으로 현대차 불매운동을 벌이겠는가. 현대차 노사는 급변하는 시장환경과 소비자들의 인식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대차는 그 동안 국민들의 애국심 덕을 많이 봤다. 불매운동은 지금과 같은 실망스러운 노사행태가 계속될 경우 그런 정서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는 경고다. 노사 모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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